•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축구]분위기 바꾸려다 더욱 궁지로, 위기의 신태용

등록 2017.10.11 09:1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신태용 감독이 유럽 원정 평가전 소집 명단 발표 전 생각에 잠겨 있다. 2017.09.25.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신태용 감독이 유럽 원정 평가전 소집 명단 발표 전 생각에 잠겨 있다. 2017.09.25. [email protected]

졸전에 비난 여론 최고조
최정예로 나설 11월 평가전 부담 ↑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유럽 원정에서 반전을 꿈꾸던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연이은 졸전으로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당장 감독직을 걸고,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로 향하는 로드맵에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스위스 빌/비엔느의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지난 7일 러시아 원정에서 2-4로 무너진 한국은 3골 7실점의 초라한 성적으로 유럽 원정 2연전을 마쳤다.

  실험의 의미가 강한 평가전에서 완벽한 모습을 기대했던 팬은 많지 않다. K리거들의 이탈로 선수 구성이 어려웠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경기력은 수준에 한참 못 미쳤고, 최종예선에서의 답답한 축구에 염증을 느낀 팬들은 또 한 번 큰 분노를 느껴야했다.

  문제가 가장 부각된 포지션은 역시 수비다. 23명 엔트리 전원을 해외파로 구성한 신 감독은 두 경기 모두 변형 스리백 전술을 꺼내들었다.

  센터백 중 한 명이 상황에 따라 미드필드와 수비를 오가는 이 전술은 스리백과 포백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 감독은 U-20 대표팀 사령탑 시절 김승우에게 이 역할을 맡겨 아르헨티나를 쓰러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유럽 원정에서는 포어 리베로 시스템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 두 경기 모두 전술의 중심에 섰던 장현수에게도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공격 전문 요원인 이청용의 윙백 변신 또한 실패로 돌아갔다. 느슨하게 밀어붙였던 러시아를 상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이청용은 측면 수비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모로코에는 완벽하게 당했다.

 한정된 자원에서 자신만의 전술을 펼치고 싶었다면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짧은 연습 기간 탓인지 선수들은 전술을 완벽하게 숙지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적극적인 몸싸움마저 사라지면서 상대 공격수와의 일대일 경합에서도 쉽게 젖혀졌다.

  3골이 나왔지만 공격이 잘 풀린 것도 아니었다. 두 경기 세 골을 넣긴 했지만 모두 승부가 기운 뒤에 나온 득점이었다. 돌아가면서 최전방을 맡은 황의조, 지동원은 모두 기대 이하였고, 토트넘 손흥민과 대표팀 손흥민의 차이는 여전했다.

  신 감독에게 이번 유럽 2연전은 흔히 치르는 평가전이 아니었다. 지난 7월 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 감독은 월드컵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긴 했지만 소극적인 경기로 질타를 받아야 했다. 헹가레 논란과 거스 히딩크 감독 부임설은 경기 외적으로 그를 괴롭혔다.

 자신과 선수들을 향한 여론을 잘 알고 있는 신 감독은 "평가전은 월드컵을 포커스로 맞추고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하지만 나는 사면초가의 입장이다. 경기력과 결과 모두 내야 한다"며 반전을 다짐했지만 상황은 더욱 꼬이게 됐다.

  최악의 10월을 보낸 신 감독은 다음 달 국내에서 열릴 2연전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월드컵 본선을 위해 여러 선수와 전술을 시험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분위기상 테스트에만 포커스를 맞출 상황은 아니다.
 
 11월 A매치 기간에는 유럽 원정에 함께 하지 못했던 K리거들까지 합류가 가능하다. 이때도 반전을 꾀하지 못하면 지금도 희미한 희망의 불빛은 완전히 꺼질 수도 있다. 당분간은 신 감독의 머릿 속이 꽤나 복잡할 듯 하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