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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과수 "어금니아빠 피해자 부검, 성적 학대 발견 안돼"

등록 2017.10.11 14: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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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가 11일 오전 현장검증을 위해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7.10.1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가 11일 오전 현장검증을 위해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7.10.11. [email protected]

'정액 등 성적 학대 흔적 미발견' 경찰에 구두 통보
시신서 이씨 어금니로 인한 상처, 치흔도 발견 안돼
이씨, 피해자 옷 어디 숨겼는지 은닉 장소 진술 안해
성폭력 결정적 증거 없어 범행동기 오리무중 가능성

【서울=뉴시스】박준호 채윤태 기자 = '어금니 아빠'로 불리는 이모(35)씨에 의해 살해당한 피해 여중생(14) 부검에서 성폭력의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정액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의 성추행이나 성폭행 등과 같은 성폭력 범죄를 의심하고 있지만 핵심 증거가 존재하지 않아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1일 경찰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수사팀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여중생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성적 학대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구두로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국과수로부터 부검결과를 공식 문서 형태로 전달받지는 않았지만 피해자의 몸에서 성적 학대와 관련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통보를 구두로 전달받았다"면서 "성적 학대 흔적이 없다는 것은 성폭행 범죄에서 흔히 발견되는 정액이 검출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전날 공식브리핑에서 수면제('졸피뎀') 약물 성분이 발견된 사실은 인정했지만 성적 학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이상 정액은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도 계속 몸 안에 남아 있다. 정액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건 최소한 물리적으로 성폭력을 가했다고 볼만한 직접증거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씨의 유력한 범행동기로 거론된 성폭행을 의심할만한 중요 단서가 없는 만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 이외에 성폭력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데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경찰은 이씨가 피해 여중생을 상대로 성추행이나 성폭행 등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가 11일 오전 현장검증을 위해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7.10.1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가 11일 오전 현장검증을 위해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7.10.11. [email protected]


 이와 관련, 이씨 자택에서는 다량의 음란성 성인용품이 발견된 바 있다. '양아오빠'라는 계정의 트위터에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이씨가 수면상태에서 깬 뒤 강하게 저항하는 피해자를 힘으로 제압하는 과정에서 질식사시킨 게 아니냐는 추정도 제기한다.

 시신 부검에서 정액이 발견되지 않아 이씨가 이를 역으로 이용해 성폭력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씨가 살인 혐의를 시인하면서도 정작 범행 동기는 함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피해자 시신에서 성폭행을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씨가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동기가 오리무중으로 남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사망 당시 피해자가 입고 있던 옷에 이씨의 정액이 묻어있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럴 경우 성폭력 혐의를 입증할 물증이 될 수 있다. 이씨는 시신을 나체 상태로 유기했지만 옷을 폐기·은닉한 장소는 진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얼굴이나 특정 신체부위에서 이씨의 체액이나 치흔 등이 채취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피해자의 신체에서 이씨의 어금니로 추정되는 상처는 부검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한테서 이씨의 어금니와 일치하는 치흔이 발견된다면 성폭행 혐의를 입증할 직접증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부검에서 치흔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성폭행 혐의를 입증할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에 수사에 큰 차질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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