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中·日 무인 편의점化 속도전···한국은 아직 시범서비스 단계
밤 11시부터 아침 6시까지 심야시간대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마트24 성수백영점. 사진=이마트24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전주 교대점 기숙사, 서울조선호텔점, 성수백영점, 장안메트로점 등 직영점포 4곳에 무인편의점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낮 시간에는 직원이 직접 계산하고 관리하지만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사이에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지난 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국내 최초로 최첨단 무인 스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개관했다. 핸드페이 결제시스템(정맥결제 시스템)과 360도 자동 스캔 무인계산대 등 첨단 기술을 선보이며 롯데월드타워 방문시 꼭 한번 들려야 할 명소가 되고 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 5월 미래형 점포(Future Store) 개설을 위해 KT와 손잡았고, BGF리테일 CU는 SK와 함께 내년 상반기쯤 AI도우미 '누구(NUGU)'를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시범서비스 단계이지만 중국과 일본의 유통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와 인건비 급등이 맞물린 경영환경 속에서 무인편의점을 잇달아 상용화해 선보이고 있다. 중국과 일본 정부가 유통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무인편의점 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 정비 및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유통기업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장기적 투자를 할 여력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무인편의점 빙고박스
지난 6월 상하이에 '빙고박스'라는 세계 최초 24시간 전자동 무인 편의점이 들어섰다. 빙고박스는 향후 1년간 산하 브랜드 무인편의점을 5000개 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어 7월 항저우에서는 알리바바가 '타오카페'라는 무인 카페를 시범운영했다.
중국 최대 식품 회사 중 하나인 와하하는 무인 편의점 '테이크고(TakeGo)' 설치를 본격화할 계획이며 이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무인 편의점 사업에 몰리고 있다. 무인편의점에 투자하려는 벤처 캐피털 자금도 몰리고 있다. 빙고박스와 샤오마이편의점은 각각 1억3000만 위안(약 226억원), 1억2500만 위안(약 218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일본도 무인편의점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일본 경제산업성과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등 일본 5대 편의점은 2025년까지 일본 내 모든 점포에 무인 계산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일본 편의점 업체 로손은 파라소닉과 손잡고 상품 정산부터 포장도 해주는 자동화 기기 '레지로보'를 도입하며 무인계산대 시대의 본격 도래를 알렸다.
일본의 한 병원에 설치된 패밀리마트의 '무인 자판기 편의점'
로손은 지난 7월 기업 사무실에 컵라면 등 가벼운 음식이나 과자 등을 구비하고, '셀프 계산' 단말기를 설치한 '미니 무인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다. 로손은 '미니 편의점'을 내년 2월까지 100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유통규제 기조와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 문제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상황이 무인편의점 본격 추진을 공론화하기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면서 "또 우리나라에서는 주류, 담배 구입 같은 경우는 성인인증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제도적으로도 완전 무인으로 운영하기는 현재로선 불가하다. 새로운 유통산업의 전략에 대해 중국이나 일본처럼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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