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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살인 막을 12시간 있었다···초동수사 논란

등록 2017.10.11 19:58:10수정 2017.10.11 20: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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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 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된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에서 이씨가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2017.10.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 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된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에서 이씨가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2017.10.11. [email protected]

경찰, 피해자 사망 9월30일→10월1일로 정정
A양, 실종신고 후 12시간 정도 생존한 상태
경찰, 신고 후 이틀 후에서야 이씨 자택 찾아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경찰이 중학생 딸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와 폐쇄회로(CC)TV 등을 조사한 결과 피해자 A(14)양의 사망 시간이 지난달 30일이 아닌 이달 1일이라고 발표했다.

 A양의 사망 시점이 달라지면서 경찰의 초동 수사가 부실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1일 "A양의 사망 시간을 조사 하다보니 이씨와 딸 이모(14)양의 진술이 계속 바뀌었다"며 "살해시간은 지난 1일 오전 11시53분께 이후"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약 45분동안 이씨 딸 친구인 A양이 살해당한 서울 중랑구 망우동 이씨의 자택에서 살인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오후에는 이씨와 이양을 상대로 추가조사도 벌였다.

 당초 경찰은 이양이 지난달 30일 이씨의 지시로 망우동 집에서 A양에게 수면제가 섞인 음료수를 먹게한 뒤 이양이 외출한 사이 이씨가 A양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이양이 정황 진술 당시 수면제에 취해서 기억에 왜곡이 있던 것 같다"며 새롭게 밝혀진 살인 당시의 전말을 발표했다. A양이 수면제를 먹은 지난달 30일이 아닌 그 다음날인 10월1일 살해됐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양이 A양과 함께 망우동 이씨가 있던 자택으로 들어왔다. 이양은 오후 3시40분께 집밖으로 나간다. 이씨의 진술로 보면 이양은 "다른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외출한 것이다.

 이후 이씨는 오후 7시46분께 외출한 이양을 데리러 밖으로 나간다. 이후 이씨는 이양을 데리고 오후 8시14분께 귀가한다. 이씨는 수면제를 탄 2병의 드링크를 준비했다. 이양에게 그 중 한 병을 A양에게 마시게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수면제가 들어있던 음료수 한병을 마신 A양은 잠이 들었다. 이씨는 이양의 도움을 받아 잠든 A양을 안방 침대로 옮겼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 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된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에서 이씨가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2017.10.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 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된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에서 이씨가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2017.10.11. [email protected]

오후 11시께 A양의 어머니는 이양에게 전화를 걸어 A양의 행방을 물었지만 이양은 '나도 이미 헤어졌다'고 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양은 A양이 이미 이날 사망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A양이 안방에 옮겨져 있었는데 어디있는지 확인은 안 해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밤 약에 취해 잠든 A양과 안방에서, 이양은 자신의 방에서 따로 잠들었다.

 다음날인 1일 오전 11시53분께 이양은 밖으로 나갔다. 이씨는 "이양이 친구와 약속이 있어 나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가 1일 낮 12시께 A양을 살해하기 위해 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외출한 이양이 오후 1시44분께 귀가하니 A양은 사망해 있었다. 이씨는 이때 이양에게 "내가 죽였다"고 밝혔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딸이 밖으로 나간 후에 죽였다"고 진술했다.

 A양이 사망 당시까지 잠들어 있었다고 가정하면 A양은 12시간을 넘게 수면제에 취해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A양에 대한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된 시점이 지난달 30일 오후 11시께이며 A양이 사망한 시점이 1일 낮 12시 전후다. 따라서 경찰이 신고를 접수하고 A양을 찾았다면 이씨의 살인을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달 30일 A양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이양이 "헤어졌다"고 말을 믿고 이씨 자택을 수색하지 않았다. 이틀이 지난 2일에서야 경찰은 이씨의 자택을 찾아가 사다리차를 통해 밖에서 집안을 들여다 본 것이다.

 경찰은 구속시한이 15일점을 감안해 13일 중에 이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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