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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출신 양지회, 댓글외곽팀 '최고 정예부대'였다

등록 2017.10.12 18: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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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검찰이 23일 국가정보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를 '댓글 부대'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서초구 양지회 사무실 창문에 취재를 막기 위한 가림막용 신문지가 붙어 있다. 2017.08.2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검찰이 23일 국가정보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를 '댓글 부대'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서초구 양지회 사무실 창문에 취재를 막기 위한 가림막용 신문지가 붙어 있다. 2017.08.23. [email protected]

원세훈, 퇴직자 모임 활용 특별지시
양지회장 만나고 '사이버 동호회' 창설
국정원, 인적·물적 아낌없이 지원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국가정보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가 국정원이 운영한 댓글부대, 일명 '외곽팀'에서 중추적이고 상징성 있는 핵심 요원으로 활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정원은 자금 뿐만 아니라 컴퓨터 수십대와 교육 강사를 보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이날 외곽팀 담당 국정원 직원 2명을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고 이와 관련된 외곽팀 활동 관계자 8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조사결과 양지회는 국정원이 운영한 댓글부대의 최고 '정예부대'로 활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 양지회장 이모씨는 서울시 부시장을 역임할 무렵부터 함께 근무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각별한 인연을 가졌다.

 2009년 2월께 원 전 원장은 국정원장에 취임하자마자 퇴직 직원을 활용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려 양지회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려고 했다. 양지회장 이씨는 원 전 원장과 직접 만난 직후 기획실장인 노모씨에게 사이버대응 활동을 할 것을 지시하고 전격적으로 외곽팀 '사이버동호회'를 창설했다.

 이후 2009년 4월 이사회 회의에서 이씨는 "노인이라고 가만히 있지 말고 얼마든지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할 능력이 있다, 기본계획을 어떻게 하고 발전시키는지 하는 문제는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부분이고 원(院)과 협조해야 할 문제"라고 발언해 댓글부대 활동을 독려했다.

 이렇게 양지회 간부들의 주도로 창설된 사이버동호회 회원들은 최대 150여명 규모로 국정원 심리전단 사이버팀과 연계해 '댓글활동'을 벌였다. 인터넷 게시글·댓글, 트위터 활동을 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국정원에 보고하는 등 외곽팀 중 핵심부대로 활동한 것이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국정원은 외곽팀장 활동비 명목의 자금 지원 외에도 양지회 측에 수십 대의 컴퓨터를 지원했으며, 중간 간부를 보내 교육까지 실시하는 등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양지회 행사에 강사로 참석한 심리전단 중간간부는 격려의 말을 하기도 했고, 2012년 5월 국정원 심리전단장은 양지회를 방문해 격려금 명목으로 수 백만원을 지급하기도했다.

 국정원에 '댓글부대' 활동을 보고하는 일도 있었다. 2011년 3월 다른 양지회장 이씨는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의 초청으로 국정원을 방문해 사이버동호회 150여명이 심리전단과 긴밀히 협의해 다음 아고라 등 정부 비판 성향의 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외곽팀장이었던 노모 기획실장과 이씨도 "지시대로 사이버동호회를 만들어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한다"고 보고했는데, 양지회는 이들의 공적을 치하하기 위해 그해 연말 사이버동호회에 포상을 내리기도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회원의 개인 일탈이 아니라 양지회 최고위 관계자들이 주도하고 공식 업무 차원에서 국정원과 연계해 대규모로 계획적, 조직적인 활동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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