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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권오현 부회장 용퇴에 미뤄왔던 사장단 인사에 '무게'

등록 2017.10.13 15: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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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권오현 부회장 용퇴에 미뤄왔던 사장단 인사에 '무게'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삼성의 '총수 대행'을 맡고 있던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퇴진을 선언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미뤄지고 있던 사장단 인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13일 권 부회장이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 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자진사퇴함과 동시에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2018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겸직하고 있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한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의 총수 역할을 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 수감된 지난 2월부터는 권 부회장이 공백을 메워왔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2인자 역할을 하던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마저 사퇴했고, 그룹에서 최고참이었던 권 부회장이 사령탑을 맡을 수밖에 없었던 것.

 이같은 상황에서 권 부회장의 전격적인 용퇴로 후임자 선임이 불가피해졌고, 연쇄적으로 사장단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014년부터 소폭의 인사만 진행됐다는 이러한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 부회장 구속에 따른 총수 공백에도 불구하고 미룰 수 없는 현안은 차근차근 진행하면서 다소 어수선해지고 있는 조직의 안정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의 와병 이후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맡아왔지만 부친의 인사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2014년과 2015년에는 소폭의 인사만 단행한 바 있다.

 작년에 이뤄졌어야 했던 사장단 인사도 미뤄졌고, 대신 삼성SDI의 수장이 조남성 사장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인 전영현 사장으로 바뀌는 '신상필벌' 성격의 인사만 있었다.

 당초 삼성의 사장단 인사는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올 시기였던 지난 8월에 진행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예상치 못한 중형이 선고되면서 다시 미뤄졌다.

 이후 삼성그룹의 계열사들은 지난 5월 조심스럽게 임원 인사를 실시하며 각자도생의 행보를 밟고 있다. 전자가 봇물을 터뜨린 이후 나머지 계열사들이 소폭으로 인사를 단행한 것.

 규모 역시 부사장급 11명을 포함한 96명 규모에 불과했다. 이는 2015년 12월 실시된 정기인사에서 135명이 승진했던 것과 비교해 29%가 줄어든 수치다.
 
 우선 권 부회장의 뒤를 이어 DS(부품) 부문을 이끌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김기남 반도체 총괄 사장이 DS부문을 이끌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가 부회장으로 승진해 대행 역할을 이어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자리도 마찬가지다. 디스플레이가 부품에 속해있지만 반도체 사업 부문이 크게 성장했고, 디스플레이 부문도 무시 못 할 수준으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어 한 인물이 모두 맡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권 부회장이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언급하면서 일부 사장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아직까지 어떤 식으로 사장단 인사가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총수 부재로 어수선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다독일 수 있는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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