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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역사적 상처 치유 축제되길"

등록 2017.10.18 14: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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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8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간담회에서 조직위원장인 고은 시인이 페스티벌 소개를 하고 있다. 2017.10.1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8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간담회에서 조직위원장인 고은 시인이 페스티벌 소개를 하고 있다. 2017.10.18. [email protected]

■11월 1~4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서 개최
노벨문학상 작가 월레 소잉카 등 세계 거장 참석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아시아 문학은 아시아의 말처럼 생소합니다. 겨우 인도의 타고르 시만 알고 있습니다. 이번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아시아인의 삶, 아시아 문학의 가치가 무엇인지 말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인 고은 시인은 18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한정식집에서 열린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기자 간담회에서 "유럽처럼 우리나라도 축제를 일상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1월 1~4일 광주광역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열린다. 1986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월레 소잉카를 비롯한 세계 거장 5인, 중국의 둬둬, 이란의 샴즈 랑루디 등 아시아 작가 5인, 한국의 고은, 현기영 등 30인이 아시아의 역사적 상처와 기억들을 치유하고 승화하는 새로운 시민 축제를 갖는다.

행사 주제는 '아시아의 아침'이다. 암담한 식민지 시절 한국 시인이 아시아를 향해 부른 최초의 노래는 '아시아의 밤'이었다. 1920년 3.1운동 직후의 현실을 ‘폐허’로 인식한 시 운동의 대열에서 공초 오상순이 이 같이 노래한지 약 1세기 뒤에 한국 시인들이 앞장서서 새로운 아시아 정신을 구성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서울=뉴시스】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왼쪽부터), 중국의 둬둬, 미국 서부의 대표시인 잭 로고우. 2017.10.18. (사진=아시아문화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왼쪽부터), 중국의 둬둬, 미국 서부의 대표시인 잭 로고우. 2017.10.18. (사진=아시아문화원 제공) [email protected]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인 김형수 소설가는 "아시아는 식민지라는 공통의 경험을 가졌다"며 "인권 소외의 지역에서 현재 새롭게 부상하는 위치에 있다. 세계 문학 속의 중심으로 아시아 문학이 새로운 아침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고은 조직위원장은 "역사적 수난과 상처를 공유하는 아시아 각지의 경험을 문학페스티벌로 승화하려는 행사"라면서 "아시아의 시인과 아시아 옹호의 세계 시인 우애가 이 첫 만남의 시적 감동을 담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공식 일정은 11월 1일 오후 2시 국립 5.18민주묘지 방문으로 시작된다. 해외 초청작가 10명, 국내 초청작가 20명, 기타 내빈들이 동행하는 망월묘지 참배식에는 5.18에 대한 해설, 추모시 낭독, 주요 열사 묘소소개 등이 진행된다.

11월2일에는 오후 2시부터 세계 거장 특별강연 '낮은 목소리 큰 질문'의 순서로 세 개의 강연이 이어진다. 스페인의 안토니오 꼴리나스가 연사로 나서는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과거'에는 인도네시아의 아유 우타미와 한국의 이택광이 패널로 참여한다.

남아공의 시인 브레이튼 브레이튼바흐가 연사로 나서는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현재'에는 몽골의 우리앙카이, 한국의 조진태가 패널로 참여하며, 프랑스의 끌로드 무샤르가 연사로 나서는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미래'에는 이란의 샴즈 랑루디와 한국의 신현림이 패널로 나선다.
 
이날 오후 7시부터는 '동아시아의 문학이 서구의 시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한 미국 서부의 대표시인 잭 로고우의 발제로 중국의 둬둬, 일본의 사가와 아키, 한국의 정철훈 등이 참여하는 포럼이 진행된다. 오후 8시부터 특별공연 고은과 나윤선이 펼치는 시와 노래의 하모니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가 준비돼 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8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간담회에서 조직위원장인 고은 시인이 페스티벌 소개를 하고 있다. 2017.10.1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8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간담회에서 조직위원장인 고은 시인이 페스티벌 소개를 하고 있다. 2017.10.18. [email protected]

11월3일은 국내외 작가들의 교류와 소통을 위한 날로서 한국탐방, 문화교류를 위한 전라도 기행이 이어진다. 초청 작가들은 이날 종일 무등산 서석대, 소쇄원, 죽녹원 등을 탐방할 예정이다.
 
행사 마지막 날인 11월4일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본 대회인 '아시아의 아침'이 막을 올린다. 고은의 대회사와 함께 문체부 장관 도종환 시인의 '아시아의 아침을 위한 축시', 월레 소잉카의 메시지, 중국 둬둬의 아시아작가 메시지, 아시아문학상 시상식·수상소감·축하공연 등이 펼쳐진다.
 
이어 오후 2시30분부터 '해돋이가 당신의 등불을 끄게 하라'라는 제목으로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와 "폐허의 주검 사이에서/피 묻은 모국어가 살아남았다"고 노래했던 고은시인의 특별대담이 진행된다.

오후 4시30분부터 초청작가와 한국 언론의 대화 '세계·아시아 작가와의 프레스 컨퍼런스'를 가진 다음, 5시30분부터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한 작가들이 '아시아의 아침, 민주·인권·평화의 진전을 위하여'를 토론하고 선언문을 채택, 발표하는 것으로 행사의 대미를 맺는다.

김형수 조직위원은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시가 중심"이라며 "최근 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을 반영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작가들의 교류를 넘어 문학정신을 함께 이어나가자는 데 있다.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세계의 역동적 공간이 되고 있는 아시아의 문학적 에너지가 생성되고 교류되는 터미널을 만드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고은 시인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역사적 상처 치유 축제되길"

특별 초청작가로는 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 스페인의 안토니오 꼴리나스, 남아공의 인종 차별정책에 저항해온 시인이며 화가인 브레이튼 브레이튼바흐, 전후 프랑스의 사회운동에 참해해온 시인이며 파리8대학 명예교수인 끌로드 무샤르, 자유분방하고 저항적이며 생태주의적인 비트 제너레이션(The Beat generation)의 정신과 분위기를 계승하고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시인 잭 로고우 등이 있다.

고은 조직위원장은 "이번 행사의 초청자들은 대부분 세계적 문호로 명성을 떨치면서도 각자의 국가 현실에서 민주, 인권, 평화의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또 몸소 실천해온 작가들이다"며 "다들 한국에 닫는 순간 분단의 고통과 시련을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 지대한 관심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국의 작가들로는 제주 4.3의 참혹함을 고발해 온 소설가 현기영, 현재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최원식, 진보적 한국 시단의 파수꾼 역할을 해 온 이시영, 강원도 대표 시인 이상국, 시인 이동순, 시인 허영선, 시인 정철훈, 시인 안도현, 소설가 이대환, 시인 안상학, 시인 신현림, 시인 이대흠, 소설가 정지아, 시인 김해자, 시인 손세실리아, 시인 송경동, 시인 박소란 등이 참여한다.

이번 문학페스티벌 행사 중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나윤선 고은의 노래와 시의 하모니' 공연은 2만원이다. 이밖에 포럼, 강연, 낭송회, 영화상연 등은 온라인 사전신청, 현장 신청 접수(선착순)를 통해 무료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ACC 홈페이지(www.acc.go.kr)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고은 조직위원장은 "뜨거운 관심을 위해 올해와 내년은 연이어 페스티벌을 열고, 2~3년에 한 번 열지 등 이후 일정을 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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