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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감독 "힘 합쳐도 모자랄 판, 연맹·대표팀 흔들기 멈춰달라"

등록 2017.10.18 18: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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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이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 후 발언을 하고 있다. 2017.10.18. scchoo@newsis.com

【평창=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이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 후 발언을 하고 있다. 2017.10.18. [email protected]

【평창=뉴시스】김희준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18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데이 현장.

 이용(39)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이 평창올림픽 각오를 모두 밝힌 뒤 이 감독 홀로 취재진 앞에 서 작심 발언을 했다.

 앞서 이미 한국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32·강원도청)이 운을 띄웠다.

 원윤종은 "2010년 대표팀 세대교체가 이뤄진 후 7년간 달려왔다. 이용 총 감독님이 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중심을 잘 잡아줘서 달려올 수 있었다"며 "그런데 평창올림픽을 4개월 앞두고 중심인 감독님이 흔들리시는 것 같다. 매우 우려가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평창올림픽 메달만 바라보고 바보같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이 흔들리는 것 같다. 이용 감독님이 힘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입술을 깨물었다.

 원윤종이 말하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이 감독은 홀로 취재진 앞에 선 뒤 "요즘 밥도 잘 못 먹고 잠도 잘 자지 못한다. 평창올림픽이 이제 겨우 110일 정도 남았는데, 지도자와 선수 모두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 감독은 "최근 국가대표 선발전이 잘못됐다, 비리가 있다, 감독 선임에 문제가 있다, 일부 선수들에게 특혜를 준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다"며 "7년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던 종목이 이제 메달 종목으로, 유망 종목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데 주위에 계신 분들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지적할 때마다 회의를 느낀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힘을 하나로 모아 밀어주고, 끌어줘도 메달을 딸까말까 한 상황이다. 하지만 봅슬레이, 스켈레톤 종목에 관여되신 분들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최근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은 국가대표 선발 방식과 연맹 운영을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비판이 이어지자 오창희 회장은 지난달 중순 결국 사의를 표했다.

 연맹은 20일 보궐선거를 치를 계획이지만 일부에서 선거의 공정성에 대해 지적하면서 법원에 선거 중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이 감독은 "아스팔트에서 시작한 나라가 이제 세계에서 1, 2위가 됐다. 아스팔트에서 훈련하던 선수들이, 얼음도 없는 국가에서 기적같은 일을 만들어냈다"며 "선수들이 노력한 결과가 결실을 맺을 단계에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또 "연맹이 올림픽 준비를 해야하는 상황에 온갖 민원에 답하기 바쁜 상황"이라며 "모두가 손을 잡고 움직여야 하는 때다.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민원을 제기해도 늦지 않는데, 왜 꼭 이 시점에 그러는지 알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감독은 "제발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연맹과 대표팀 흔들기를 중단해달라"고 재차 호소한 뒤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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