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중국 공산당 당대회 첫날, 시진핑보다 장쩌민이 인터넷상 '주연'

등록 2017.10.18 22:19:5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중국 공산당 당대회 첫날, 시진핑보다 장쩌민이 인터넷상 '주연'


【베이징=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18일 시작된 중국 공산당의 19차 당대회 주인공은 분명 시진핑 총서기다, 그러나 최소한 중국 젊은이들의 소셜 인터넷 상에서는 91세의 정쩌민 옛 총서기가 이날의 히어로였다.

64세의 시진핑 주석은 3시간 반 동안 꼿꼿이 서서 중국의 '새 시대' 비전을 지치지도 않고 구구절절 밝혔다.

그 사이 장쩌민은 꾸벅꾸벅 졸거나 입을 벌이고 하품을 해댔다. 장쩌민은 머리통 만큼이나 큰 확대경을 들고 배포된 시진핑 연설본을 읽어갔다. 장쩌민은 시계를 (몰래 훔처보지 않고) 대놓고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수십 번? 시의 연설은 반도 안 지났다.     

연설과 행사가 끝난 뒤 중국 인터넷은 장쩌민에 관한 농담으로 달궈졌다. 중국 정치 최대의 행사장에서 노를 저으며 구벅꾸벅 존 늙은 옛 총서기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고 '애정'이 묻어나는 글들이었다.

장쩌민은 톈안먼 사태 직후 1989년부터 2003년까지 중국 최고 권좌에 있으면서 경제를 4배나 키웠지만 시민 권리나 인권에는 여러 제약을 가했다. 그래도 중국 젊은이들은 이를 크게 개의치 않는다. 장쩌민 주석은 퇴임 후 미국 방송에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을 암송하다든지 사해에서 똥배가 드러난 스판덱스 수영복을 입고 떠 있는다든지, 어떤 인간적인 에피소드를 중국인에게 제공해주었다.

이는 그의 후임인 후진타오(74)는 물론 시진핑(64)의 한결같이 딱딱하고 권위적인 모습과 대비된다. 중국 젊은이들은 인터넷에서 장쩌민을 '개구리'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과장되게 큰 둥근 안경과 얼굴을 흐트러트리고 활짝 펼치는는 미소를 트레이드마크로 해서 나온 별명이다.

이날 나이든 장쩌민의 꾸미지 않는 모습은 중국 공산당이, 인터넷 상으로나마 가질 수 있는, 밈(문화요소) 가운데 가장 살아 숨쉬는 사람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할 만하다.


중국 공산당 당대회 첫날, 시진핑보다 장쩌민이 인터넷상 '주연'


 
중국 공산당 당대회 첫날, 시진핑보다 장쩌민이 인터넷상 '주연'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