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美 정부, 1965년 인도네시아 반공대학살 묵인"···美 국무부 기밀문서 공개

등록 2017.10.19 02:25:2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자카르타=AP/뉴시스】18일 자카르타 호텔 앞에서 무슬림 여성들이 '네오 공산주의 반대' 현수막을 들고 반공 대학살 공개 논의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서고 있다. 군부와 우파 종교 조직이 인니 반공 대학살을 주도했다. 2016. 4. 18.

【자카르타=AP/뉴시스】18일 자카르타 호텔 앞에서 무슬림 여성들이 '네오 공산주의 반대' 현수막을 들고 반공 대학살 공개 논의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서고 있다. 군부와 우파 종교 조직이 인니 반공 대학살을 주도했다. 2016. 4. 18.

  반공대학살 곧 수하르토 32년 철권통치로 이어져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미국이 지난 1965년 발생한 인도네시아 반공대학살을 묵인했다는 내용의 기밀 문서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65~1966년 사이에 작성된 미 국무부의 반공대학살 관련 문서 중 일부가 지난 17일 기밀이 해제됐다.

 NYT에 따르면 당시 인도네시아 주재 미 외교관들이 50만명 이상 대량 학살되는 상황을 자세히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공개적으로 중단할 것을 요구하거나,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기밀문서에는 당시 인도네시아 관리들이 인도네시아 공산당(PKI)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1965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미 대사관에서 미 국무부로 보내진 보고에는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PKI 포로들을 잡기 전에 그들을 살해하거나, 사형 집행하는 것으로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다른 보고에선 인도네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무슬림 성직자들이 구성원들에게 "PKI는 가장 지위가 낮은 이교도로 분류되고, 그들의 피는 닭을 죽이는 것과도 비교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미 정부는 32년간 철권통치를 했던 독재자 수하르토의 친미 군부정권이 인도네시아에 들어서는 것을 축하했다.

 당시 상황을 책으로 쓴 바 있는 존 루자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교 부교수는 "우리는 이런 것들을 일반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희생자들에 대한 구두 인터뷰를 통해 확보한 정보가 아닌 문서로 기록된 정보를 갖게 된 것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매우 가까이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봤고, 만약 그 당시 (미국의)행동이 지지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 군부는 결코 권력을 장악할 만큼 자신감을 갖지 못했을 것이란 주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역사학자들은 50년 전 군부 및 종교 조직들이 공산주의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면서 5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반공대학살은 곧장 수하르토의 32년 독재 통치로 이어졌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