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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500 등정 '깔딱고개'서 계속 미끄러지는 이유는?

등록 2017.10.20 0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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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급등·실적시즌 앞두고 관망심리↑"
"반도체·IT 업종에 대한 낮아진 기대감도"
"한은 금리인상 '깜빡이'에 투자심리도↓"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코스피가 2500 고지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9.85포인트(0.40%) 하락한 2473.06까지 밀린채 장을 마감, 2500 등정에 실패했다. 다만 코스피는 이날 역시 개장 직후 장중 2490.94까지 치솟으며 7거래일 연속 장중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피는 장장 열흘 간의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 10일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연일 장중 최고 기록을 세우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0일 전 거래일보다 39.34포인트(1.64%)나 뛰어오른 2433.81 마감, 두달 여만에 2430선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11일부터는 연일 장중 최고치를 새로 쓰며 2500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코스피는 지난 18일 사상 처음으로 2390선을 돌파하며 장중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19일도 또 다시 장중 최고치를 새로 썼음에도 2500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장 초반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며 계속해서 2500 돌파를 시도하곤 있지만, 오후 들어 하락세로 방향을 트는 모습이 이틀 연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기간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는 데다,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실적시즌을 앞두고 관망세가 더욱 짙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전기전자 업종에서 '팔자' 행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전기전자 업종을 2930억원 어치 순매수 했지만 외국인은 1164억원을, 기관 투자자들은 154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종가기준 264만원에서 17일 274만원으로 10만원(3.8%) 상승했고, SK하이닉스도 지난 11일 8만91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운 바 있다. 이에 전기전자 업종 지수도 지난 10일 1만9492.90에서 17일 1만9873.08로 1.95% 상승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휴기간 호재들이 일시에 반영되며 워낙 급하게 상승하다 보니 반도체, 정보기술(IT) 섹터와 같은 많이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다음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실적시즌을 앞두고 실제 숫자를 확인하고 난 후 움직이겠다는 관망심리도 높아지고 있다"며 "통상 실적 기간에는 대외여건이 크게 변화하거나,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잘 나오거나 하지 않으면 지수가 횡보하는 계절로, 즉 '매우 이성적인 구간'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피 고공행진을 견인해온 반도체 업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증권가의 리포트가 속속 나오고 있는 것도 코스피 2500 돌파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500 돌파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고조되고 있다"며 "특히 현재 코스피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시장의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내용의 리포트가 나오는 등 IT업종에 대한 상승 기대감이 이전보다 경감, 전기전자 업종이 많이 빠지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밖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시그널을 보냄에 따라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사상 최장기간인 16개월째 연 1.25%로 묶어뒀지만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세 차례 연속 올려 잡았으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인상 소수의견도 등장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이후 이주열 한은 총재가 '6년 만에 이일형 금통위원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고 언급하자 지수가 하락 전환했다"며 "결국 한은의 매파적인 입장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프로그램 매도로 인한 대형주 위주로 매물이 출회됐다"며 "다만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점이 하락폭을 제한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의 '숨고르기'가 코스피의 전반적인 상승 추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서 연구원은 "현재의 흐름을 유의미한 하락세로 보기는 힘들다"며 "글로벌 증시가 계속 신고점을 경신하고 있고 지정학리스크가 부각되는 시기도 아니어서 상승 흐름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3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실적 발표가 진행될 수록 매수흐름이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또 연말로 가면 갈수록 내년 장을 대비하기 위한 상승 흐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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