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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1987년 블랙먼데이 보다 더 큰 재앙 가능성"

등록 2017.10.19 17: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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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 마켓워치의 컬럼니스트이자 ‘골든에그 인베스팅’의 편집장인 하워드 R. 골드는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서 금융전문기자로 일했던 다이애나 헨리케스와의 인터뷰 및 저서 내용을 바탕으로 1987년 블랙먼데이를 넘어서는 증시 폭락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7.10.19.

【뉴욕=AP/뉴시스】 마켓워치의 컬럼니스트이자 ‘골든에그 인베스팅’의 편집장인 하워드 R. 골드는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서 금융전문기자로 일했던 다이애나 헨리케스와의 인터뷰 및 저서 내용을 바탕으로 1987년 블랙먼데이를 넘어서는 증시 폭락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7.10.19.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현재 미국 증시가 이른바 ‘블랙 먼데이’로 불리는 지난 1987년 10월의 증시 폭락 사태보다 더 심각한 재앙적 요인들을 내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거 ‘블랙먼데이’를 초래한 증권시장의 구조적이고 기술적인 문제점들이 개선되기는 커녕 더욱 악화됐기 때문에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켓워치의 컬럼니스트이자 ‘골든에그 인베스팅’의 편집장인 하워드 R. 골드는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서 금융전문기자로 일했던 다이애나 헨리케스와의 인터뷰 및 저서 내용을 바탕으로 1987년 블랙먼데이를 넘어서는 증시 폭락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헨리케스는 자신의 저서 ‘사상 최악의 재앙(A First-Class Catastrophe)’을 통해 1987년의 블랙먼데이는 증시의 일시적인 대폭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지적했다. 당시 뉴욕증시의 불황은 석 달 동안 지속됐다. 그 기간 동안 다우지수는 35%(1000포인트)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1987년 10월 19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하루아침에 22.6%(508포인트) 폭락했다. 1929년 대공황 이래 최악의 낙폭이었다. 증시 폭락을 뜻하는 이른바 ‘블랙먼데이’라는 증권가의 보통명사를 낳은 사건이었다.

  헨리케스는 블랙먼데이의 원인으로 주식시장의 구조적이고 기술적인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블랙먼데이는 시스템 자체의 위기였다. 전염되는 위기로 인해 시스템 자체의 존립이 거의 어려운 정도였다”라고 분석했다.

 헨리케스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정신없을 정도로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돈으로 난해하기 짝이 없는 금융상품을 사들이고 있다. 금융 규정들은 제각각이다. 거대 자본을 휘두르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휘젓고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까지 증시 폭락이 닥쳤을 경우 첨단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자동 프로그램 거래들은 헤지(위험분산)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주식 대량 매도에 가세함으로써 증시 폭락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금융규제 당국들은 시장의 위기가 닥쳤을 때 자신들의 세계에 갇힌 채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헨리케스는 1987년 블랙먼데이 사태 이후 미국 증시가 기본적으로 변한 게 없다고 우려한다. 심지어 일부는 당시 상황보다 악화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증시의 구조적 위기가 다시 불거진 시점은 2008년 금융위기 때였다. 헨리케스는 “지난 2008년 핵심 단층선이 모두 흔들렸다. 1987년처럼 위험에 노출된 첫 번째 경우였다”라고 풀이했다.

 헨리케스는 NYSE에서는 전체 주식 거래 물량의 30%만이 취급될 뿐이라고 말한다. 지난 1987년의 경우 주식 거래의 90%가 NYSE에서 이뤄졌다.

 골드는 이같은 헨리케스의 주장을 바탕으로 현재 미국증시가 앞으로 ‘블랙먼데이’ 보다 더 무서운 대폭락장을 보일 수 있다는 이유를 세 가지로 조목조목 지적했다.

 첫째, 시장이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게 분화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87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시카고 옵션·선물거래소 등이 금융투자가 벌어지는 거의 유일한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12곳의 법정 주식거래소와 30여 곳에 달하는 대체 거래 시스템을 두고 있다.

둘째, 금융 규제 당국들은 여전히 자신들만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실직적인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SEC와 CFTC는 마치 안개 속을 운행하는 예인선을 닮았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금융구조 합리화 작업은 의회에서의 지분 다툼으로 인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도드-프랭크법은 금융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헨리케스는 유연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금융규제를 강화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셋째, 포트폴리오 보험과 인덱스 차익거래(아비트리지) 등 프로그램 거래는 1987년 증시 대폭락의 원인들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를 통한 거래가 점점 더 늘고 있다. 증시 패닉이 시작될 경우 IT 프로그램들은 증시 대량 매도를 부추기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게 골드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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