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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케어 건강보험 재정부담 불가피"…재정 기금화 논의 재점화

등록 2017.10.22 10: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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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건강보험보장강화 현장 방문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병원 내 어린이학교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색칠공부를 하고 있다. 2017.08.0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건강보험보장강화 현장 방문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병원 내 어린이학교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색칠공부를 하고 있다. 2017.08.09.  [email protected]

찬성측 "4대보험중 지출 가장 많은데 국회 통제 안 받아"
 반대측 "재정운영 경직성 높아져…정치 이슈 영향도 문제"

【세종=뉴시스】이인준 기자 = 국회에서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기금화하자는 논의가 제기됐다.

 최근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건강보험재정이 소요되는 국민건강보험사업에 대한 재정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발의한 상태다.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은 ▲국민건강보험 재정 기금화 근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사항으로 국민건강보험제도의 재정 계산 및 국민건강보험기금에 대한 사항을 추가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내에 재정운영위원회를 폐지하고, ▲공단이 복지부 승인을 받아 회계규정을 정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보건복지부 장관 승인 하에 집행되는 일반회계로 운영되는데, 복지부와 예산처의 통제를 받는다.  국회는 국정감사와 예결산보고 등을 통해 재정 운영에 관여하지만, 통제 수단으로 기능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건강보험 재정 기금화는 매 정권마다 나오던 단골 이슈지만 매번 무산됐다. 다만 이번 정부에서는 '문재인 케어'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지출이 늘어나면서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해 회계 투명성을 높이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향후가 주목된다.

 ◇건강보험 재정 기금화 제안…왜?

 건강보험 재정 기금화는 매 정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슈다.

 과거 건강보험이 350여 개 조합방식으로 운영될 때는 기금화가 어려웠지만 지난 2003년 건강보험 재정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논의가 본격화된 이래 기금화 방안이 담긴 건강보험법 개정안이 17대와 18대 국회에도 각각 제출된 바 있다.

 찬성측은 이와 함께 건강보험의 지출규모는 지난해 52조6000억원으로, 같은 해 국민연금(17조7000억)의 3배에 달하고, 정부지원금도 지난해 7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은데도 정부의 재정운용에 대해 견제 수단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 지적한다. 건강보험 재정이 국회의 통제 하에 두고 회계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들어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2016~2020년 8대 사회보험 중기재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내년부터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앞서 정부가 2015년 12월 내놓은 '2060년 장기재정 전망’의 예측 시기'(2022년)보다 4년 빠르다.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하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 시행에 따른 재정 부담은 여기에 고려되지 않았다. 재정고갈 속도는 이보다 빠를 수밖에 없다.

  김 의원은 "문재인 케어 실시에 따른 국회예산정책처 재정수지추계에 따르면 2024년에 건강보험재정이 100조를 돌파한다"며 "하지만 국민건강보험이 기금으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국회와 재정당국의 통제가 어렵고 재정 외 운용으로 인해 정부총지출 및 복지지출 규모가 축소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개정안 발의의 추지를 밝혔다.

 ◇반론도 만만찮아 "정치 이슈에 휘둘릴 수도"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반대측은 기금화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이 경직화될 수 있다는 점을 든다. 건강보험은 다른 사회보험과 달리 단기보험으로, 매년 필요한만큼 보험료 인상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장기 예측이 어렵다. 의료환경과 경제사정에 따라 변화무쌍한 현실을 민감하게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건강보험의 기본 원리는 가입자-보험자-공급자간 사회적 합의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만약 기금화가 되면 건강보험의 수입·지출, 보험료율, 수가 등을 결정하는 데 국회의 입김이 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험료율 인상과 관련 유권자 눈치보기로 변질될 개연성이 있다. 지난 정부에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추진하다가 3년여간 발표를 미뤘던 것도 사실상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신현웅 연구기획조정실장 "국회 통제를 받게 될 경우 재정 운영에 경직성이 생기는 등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건강보험은 가입자, 의료공급자, 보험자 간의 3자 관계에서 신축적으로 제도가 운영되도록 나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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