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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기재위 국감 '법인세 공방'…與 "조세 정상화" vs 野 "추세 역행"

등록 2017.10.20 15: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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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김용진 제2차관, 김동연 경제부총리, 최영록 세제실장. 2017.10.20.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김용진 제2차관, 김동연 경제부총리, 최영록 세제실장. [email protected]

野, '국감회피용 출장' 정일우 대표·기재부 불찰 질타
'아이코스' 담뱃세 인상안 채택…세율 일반 담배의 90%로
한국당 '노트북 피켓'에 여야 신경전…與 의원들 "피켓 떼라"

【세종=뉴시스】변해정 이윤희 기자 =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법인세 등 문재인 정부의 조세정책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해외 전자담배 세율 허위자료 제출 의혹에 대한 기재부의 불찰도 쟁점이 됐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불출석한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타도 쏟아졌다.

이날 법인세율 인상을 두고 야당은 "세계적 추세를 역행하는 무리한 증세"라고 비판했고 여당과 정부는 "저성장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조세 정상화"라며 맞섰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법인세는 기업 오너가 부담하는 인세가 아니여서 인상땐 주주, 근로자, 협력중소업체,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은 물론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한다"며 "정부를 살찌우는 증세를 할 것이 아니라 서민 감세로 세 부담을 줄이고 경제의 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광림 의원도 "지구상에서 법인세 인상을 논의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한국 경제에 구멍을 내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바른정당 이종구 의원은 "각종 공제·감면 제도로 지난해 전체 법인의 47%가 법인세를 전혀 내지 않고 있다"며 "법인세율을 올리기에 앞서 왜곡된 법인세제부터 정비해 소득이 있는 법인이라면 조금이라도 세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우리나라의 법인세가 높다고 하나 기업 소득 대비 법인세 비중을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우리가 OECD보다 법인세를 더 많이 낸다는 얘기는 허구"라고 말했다.

기재위는 이날 오후 국정감사를 일시 중지하고 전체회의를 열어 아이코스(IQOS)와 글로(glo) 등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안을 담은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처리했다.

정부를 대표해 발언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건강위해도가 궐련보다 낮다는 근거가 없어 같은 세율을 적용하기를 권고했는데다 해외 사례를 볼 때 궐련형 전자담배의 제세금과 가격 간 연관성이 크지 않아 과세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정부는 궐련 대비 90% 수준의 과세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한국필립모리스 측의 '해외 전자담배 세율 허위자료 제출' 의혹과 증인으로 채택된 정일우 대표의 불출석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터져나왔다. 필립모리스 측의 자료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기재부도 싸잡아 혼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필립모리스 측 착오로 제공된 자료를 기재부가 미처 확인하지 못해 나온 것이냐, 착오가 있는지를 알면서도 제공한 것이냐"라고 따졌고 김 부총리는 "우리 실무자나 필립모리스 모두 착오가 있었던 것을 인정했다. 혼선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의 노트북 피켓시위를 놓고 국감 초반 여야 신경전도 일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기재위 국감장에서 노트북 앞면에 '문재인정부 무능심판'이라고 쓰인 피켓을 붙였다. 여당과 제3야당 바른정당은 피켓에 대해 항의하며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간사인 박광온 의원은 "PC 앞에 정치 구호가 붙어있어 의사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 국회법 147조에는 의사 진행에 방해되는 물품은 회의장 안에 들여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출범한 지 5달 밖에 안된 정부와 여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지금은 격려해줄 때다. 원만한 국감을 할 수 있도록 (피켓을)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출범 5개월 밖에 안된 상황에서 '무능심판' 팻말을 붙인 것은 국민적 여론과 맞지 않다"며 "(여야) 간사가 협의해 품위 있는 감사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 국민들 보기에도 적절치 않다"고 의견을 보탰다.

바른정당 측도 한국당이 피켓을 내리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정병국 의원은 "(한국당)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전혀 되돌아보지 않고 상대(여당)만 보고 정치한다. (피켓시위)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는데 당시 지켜보며 딱하다고 여겼다. 야당이 됐다고 저걸 붙여야 하나. 양쪽에서 정권을 한 번씩 맡아보면서 무엇 때문에 정권이 실패했는지 배운 만큼 이런 식의 정치는 하지 말자. 국민이 보고 있다"며 "양쪽 서로 겸허히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국감을) 정상화시키길 바란다. 계속 시간 끌어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여야 간사는 국감장을 빠져나가 협의를 시작했고, 기재위 국감은 파행 없이 진행됐다.

필립모리스 정 대표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은 데 대해 '국감회피용 출장'이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지난 12일 출국해 다음달 4일 귀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이종구 의원은 "기재위를 모독하고 있다. 부당 이익을 한 달에 100억원 이상 내고 있으면 국회에 나와 진실을 밝히던지 해명을 하던지 해야 한다. (정 대표가 아닌) 임원을 상대로 심문할 이유는 없다"며 "정 대표를 포함해 관련자 모두를 불러 청문회를 하자. 아니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수 밖에 없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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