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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원자재 펀드...'금속' 웃고 '농산물' 울고

등록 2017.10.22 06: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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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원자재 펀드...'금속' 웃고 '농산물' 울고


 금·원자재펀드 수익률, 국내주식형펀드보다 앞질러
 글로벌 경기 호조에 산업용 금속값↑
 온화한 기후에 곡물 공급과잉…농산물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원자재 펀드 투자자들의 희비가 금속이냐 농산물이냐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 호조로 귀금속과 산업금속 가격이 오르면서 관련 펀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곡물 공급과잉으로 인해 농산물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는 금·은·철광석·구리 등 금속류와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밀·콩·옥수수 등 농산물 투자 등으로 나뉜다.  기관 투자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체 투자의 한 종류로 원자재 펀드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사가 산출하는 원자재지 수 S&P GSCI는 532.66을 기록, 최근 3개월 간 5.6% 상승했다. 구리, 알루미늄, 아연, 니켈, 납 등 산업용 금속의 오름세가 특히 가팔랐다.
 
 니켈의 t(톤)당 가격은 1만1586달러로 지난 3개월 새 19%나 올랐다. 구리도 6949달러에 거래돼 같은 기간 16.3% 상승했다. 아연(14.2%), 알루미늄(10.3%), 납(11.6%) 등도 줄줄이 오름세다.

 산업용 금속 가격의 상승은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며 인프라 투자 등에 따른 수요 증가에 힘입은 영향이 컸다. 하반기 들어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상승한 측면도 있다.

 또 칠레에 있는 세계 최대 구리광산의 파업, 전세계 알루미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감산 등이 산업용 금속의 공급부족을 부추긴 영향도 받았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 등의 생산규제와 주요국 경기회복세로 상승추세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압력도 누적돼 있다"며 "조정압력이 해소되면 공급부족 폭이 상대적으로 큰 알루미늄과 아연, 납의 회복세가 빠르게 전개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귀금속 가격도 오르고 있다. 국제 금값은 지난달 초 1온스(28g)당 1349.29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가 18일 현재 1283달러로 조금 하락하기는 했지만 최근 3개월 간 3.3% 오른 상태이며 은도 4.5% 상승했다.

 상승한 가격 만큼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올랐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원자재펀드와 금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4.74%, 3.12%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1.15%) 수익률을 웃돌았다.

 개별 펀드를 살펴보면 구리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미래에셋TIGER구리실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속)'과 '삼성KODEX구리선물(H)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구리-파생형]'이 최근 3개월 간 각각 17.82%, 15.15%의 고수익을 거뒀다.

 산업용 비철금속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미래에셋TIGER금속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속-파생형]'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관련 파생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삼성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H)'의 수익률도 12.79%, 10.09%에 달했다.

 반면 같은 원자재 자산군에 속하지만 농산물 관련 펀드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농산물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7.82%로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전체 40개 테마 펀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거래되는 곡물 선물계약을 주된 투자대상으로 삼는 '미래에셋TIGER농산물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농산물-파생형]'의 3개월 수익률이 -8.99%였다. 여러 농산물지수의 성과와 관련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신한BNPP포커스농산물증권자투자신탁 1[채권-파생형](종류A1)'도 -8.47%의 부진한 성과를 냈다.

 이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국제곡물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곡물은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산지가 평년보다 온화한 기후를 보이면서 재고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그 영향으로 지난 18일 기준으로 소맥(밀)은 부셸(27.2kg)당 4.3달러로 3개월 새 14.6% 떨어졌다. 옥수수와 대두(콩)의 가격도 각각 부셸당 3.485달러, 9.8425달러로 7.6%, 1.7%씩 빠졌다. 2012년 고점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곡물 가격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농산물 펀드의 부진도 지속될 전망이다.

 오 연구원은 "공급우위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곡물 가격을 반전시킬 모멘텀이 부재해 가격 안정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옥수수 및 대두 작황이 다소 부지한 가운데 수확 속도는 빨라질 전망인데다가 신곡 출하까지 더해져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압박이 다시 커질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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