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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공매도 '사상 최대' 수준...너무 올랐나

등록 2017.10.22 03: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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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공매도 '사상 최대' 수준...너무 올랐나

공매도 거래액 최고치 경신 흐름…17일 752억원으로 치솟아
주식 선물 선물거래 규모 18일 4841억원 '사상 최대'
모건스탠리, 목표주가 8만원 제시...현 주가의 44.94% 수준
증권사 목표주가 16만8750원...현주가보다 9250원 낮아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주가가 열흘간의 추석 연휴를 보낸 후 최근 9거래일 동안 25% 넘게 뛰었다. 지난달 29일 코스피 이전을 결정하면서 수급 개선 전망과 함께 글로벌 바이오복제약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주가 강세는 과거 대규모로 누적된 공매도를 청산하기 위한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는 것)이 이뤄진 것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동시에 공매도가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냄에 따라 과도한 주가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낮은 가격으로 다시 사서 빌렸던 주식을 갚은 뒤 차익을 남기는 매매 기법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20일 코스닥시장에서 전일에 비해 2800원(1.60%) 오른 17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17만8000원)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결정한 이후 9거래일 동안 25.35% 불어난 것이다. 작년 연말과 비교해서는 65.74% 올랐다.

주가가 수직으로 상승한 데는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주도로 코스피 이전 상장이 결정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가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돼 지수 추종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신성장산업으로 주목받는 바이오복제약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 대규모로 이뤄진 공매도를 청산하기 위한 쇼트커버링 물량이 나오면서 셀트리온의 주가를 더욱 끌어올렸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로 이전하는 주된 이유 중에 하나가 공매도 세력 때문일 정도로 셀트리온은 과거부터 공매도가 활발히 이뤄진 종목이다.

한 제약·바이오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의 쇼트커버링 물량이 어느 정도로 이뤄졌고 얼마나 남아 있는지 정확히 숫자로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펀더멘털상 최근 주가가 급등한 것은 쇼트커버링이 집중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추정한다"며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급격하게 유입되면서 쇼트커버링 물량도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셀트리온에 공매도 쇼트커버링이 지속적으로 나와준다면 주가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하겠지만 신규 공매도도 역대급으로 이뤄지고 있어 낙관론만을 펼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진단이다.

셀트리온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13일(452억원) 사상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지난 16일(532억원), 17일(752억원)에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어 18일(505억원), 19일(588억원), 20일(272억원)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처음으로 지정돼 공매도 거래가 금지된 지난 18일 하루 동안에 셀트리온의 주식 선물거래 규모는 484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 때에도 선물시장과 선물 및 ETF 포지션 위험관리를 위한 현물시장의 공매도 거래는 허용되고 있다. 이어 19일(4202억원), 20일(2400억원)에도 셀트리온 주식 선물거래 규모는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셀트리온 주가 하락을 점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매도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 선물 거래인데 셀트리온의 최근 선물 거래 규모가 사상 최대인 것은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대립하며 거래가 많이 터졌기 때문"이라며 "이는 주가 전망이 크게 엇갈린다는 의미로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셀트리온의 주가가 방향을 잡기 위한 변곡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셀트리온의 주가가 과도하다는 분석을 최근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8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셀트리온의 바이오 복제약인 램시마가 오리지널약의 수요를 상당 부분 대체할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지 않는 등 미국 등 해외 시장 침투가 쉽지 않고, 강력한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경쟁에도 직면했다며 투자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지난 20일 현재 주가의 44.94%에 불과한 8만원으로 제시했다.

또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셀트리온 목표주가도 현 주가보다 낮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셀트리온 12개월 목표주가 평균은 지난 19일 현재 16만8750원이다. 지난 20일의 셀트리온 주가 17만8000원보다 9250원 낮다.

증권사들의 셀트리온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셀트리온 주가가 코스피 이전상장 등의 효과로 가파르게 올랐는데 최근에는 기업가치 이상으로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오버슈팅(overshooting)이 발생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셀트리온의 허쥬마가 미국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선두주자가 될 가능성 높아짐에 따라 지난 10일 상향한 목표주가 21만원을 유지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과 동일 업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및 밸류에이션이 꾸준히 상승하는 것을 보면 셀트리온 주가도 향후 과도한 급락은 힘들 것"이라면서도 "쇼트커버링에 따른 과도한 상승 구간을 벗어나 주가가 오랜 기간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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