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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수영 OCI 회장, 세계 3위 태양광 소재 기업 일궈

등록 2017.10.22 11: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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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수영 OCI 회장, 세계 3위 태양광 소재 기업 일궈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21일 별세한 이수영 OCI그룹 회장은 화학 기업이던 OCI를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키워낸 신사업에 탁월한 안목을 갖춘 대표적인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이 회장은 1942년 9월 '마지막 개성상인'이라는 이회림(작고) 창업주의 여섯 자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경기고(1960년 졸업)와 연세대(1964년 졸업)를 거쳐,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1968년 졸업)에서 경제학을 수학했다. 

 그는 1970년 당시 경영위기에 봉착한 동양화학(OCI 전신)에 전무이사로 입사해 과감한 경영적 판단과 다각적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단기간에 위기를 극복한 이후 1979년 사장, 1996년 회장으로 취임해 최근까지 회사 경영을 총괄해 왔다.

 이 회장은 해외유학 시절 쌓은 폭 넓은 인적 네트워크와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살려 유수의 해외 파트너 사와 전략적 파트너쉽을 맺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그는 ▲프랑스 롱프랑사(Rhone Poulence)와 합작으로 화이트 카본 사업을 하는 한불화학 설립(1975) ▲미국 다이아몬드 샴록사(Diamond Shamrock)와 탄산카리 사업을 하는 한국카리화학 설립(1980, 현(現) 유니드) ▲독일 데구사(Degussa)와 자동차 매연 저감 촉매를 생산하는 오덱(Ordeg) 설립(1985) ▲일본 스미토모 화학과 반도체 약품을 생산하는 동우반도체약품 설립(1991) 등을 통해 신발, TV, 반도체, 자동차 등 1970년대 한국 수출 핵심 산업의 원료를 공급했다.

 1995년에는 국내 소다회 공장의 경쟁력 약화에 따라 국내 사업을 접고, 천연 소다회가 풍부하게 매장된 광산을 보유한 미국 와이오밍 소다회 공장을 인수해 세계 3위의 소다회 생산업체로 발돋움했다. 2001년에는 제철화학과 제철유화를 인수해 동양제철화학으로 사명을 바꾸고, 석유, 석탄화학 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2006년에는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사업화를 결정하고, 2008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해 신재생 에너지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그 결과 3년 만에 글로벌 톱3 메이커로 도약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 회장은 2009년 OCI로 사명을 바꾼 뒤 '그린에너지와 화학산업의 세계적 리더 기업'이라는 비전을 선포하면서, 화학 기업에서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구해 왔다.

 태양광 발전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에 이어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도전해 2012년 400MW 규모의 미국 알라모 태양광 발전소 계약을 수주하고 지난해 성공리에 완공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수주한 최대 규모인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한국, 중국, 북미 등 세계시장을 개척해 왔다.

 이 회장은 기업 경영뿐 아니라 한국 경영자총협회 회장,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했다.

 이 회장은 2004년부터 한국 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 추대돼 2010년까지 3연임을 하며 기업들의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강조했다.

 OCI측은 "이 회장이 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세계경제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 운영을 촉구하고, '노조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등 노사가 협력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는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 동안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역임하며, 불모지였던 한국 빙상 스포츠를 세계 강국으로 도약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쇼트트랙 분야에 대한 집중 육성으로 남자 1000미터와 5000미터 계주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OCI측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빙상에 대한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헌신은 오늘날 우리나라 쇼트트랙을 세계 최강 국가로 올라서게 했으며, 평창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는 초석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인천 송도학원의 송도 중·고등학교를 운영해 왔으며, 송암문화재단을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장학지원도 앞서 실천했다. 폴리실리콘 사업을 시작한 인연으로 2011년부터는 전국 300개 초등학교에 5k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솔라스쿨(Solar School)’ 사회공헌 활동도 했다.

 백우석 OCI 부회장은 "회장님은 회사 창업 초기부터 경영에 참여하면서 OCI를 재계 24위의 기업으로 키웠고, 해외의 많은 기업가들과 교류하면서 한국 화학 산업과 경제의 미래를 항상 걱정하고 업그레이드할 방안을 제시해 오셨다"며 "비록 일흔을 훨씬 넘기신 연세였지만 최근까지도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 회사경영을 직접 지휘하셨는데,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시게 돼 당황스럽고 안타깝다"고 고인의 안식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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