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사우디 '30세 이상' 여성운전 허용…"실속형 車 구매가 대세"

등록 2017.10.23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운전을 허용함에 따라 우리 자동차의 새로운 수출시장이 열렸다. 특히 소형차·중고차 등 실속형 차가 인기를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KOTRA)는 23일 발간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운전 허용 결정, 현지 반응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주된 경제활동 연령층인 319만 명의 30~54세 사우디 여성을 위한 새로운 시장이 형성돼 우리 자동차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밝혔다.

 사우디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사우디 여성인구 1002만 명 중 30~54세가 31.80%를 차지한다. 사우디에서는 2018년 6월부터 30세 이상 여성의 운전이 허용된다.
  
 KOTRA는 "우리 완성차 제조사들은 이번 조치가 저유가로 악화되기만 해온 소비 심리를 반전시키는 가뭄 속 단비와 같다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외국인세와 2018년 신규 도입되는 부가가치세(VAT) 때문에 이번 조치가 없었더라면 내년도 자동차 수출도 감소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출이 유망한 차종은 소형차, 중고차라는 의견이 대세다. 현지 디스트리뷰터 대상 KOTRA 자체 인터뷰 결과, 여성들은 시야 확보와 주차 편의상 소형차를 선호하기 때문에 소형 세단 혹은 서브컴팩트(sub-compact) SUV 수출이 유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형차 선호는 저유가 지속으로 소비자 주머니 사정이 가볍기 때문이기도 하다. 같은 이유로 신차를 살 여력이 없는 중저소득 계층은 중고차를 더 많이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5년 이래 저유가가 지속되고 2017년 감산까지 하면서 사우디 정부재정은 상당히 어려워졌다. 여성 운전 허용은 여성의 근로를 장려하는 동시에 외국인 운전기사 고용에 수반되는 비용을 아끼려는 조치다. 그런데 약 138만에 이르는 외국인 운전기사가 일자리를 잃으면 자동차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남아시아 출신으로 월평균 급여가 3000~5000 사우디 리얄(800~1300달러 상당)인 저소득 계층이다. 이들은 2017년 7월부로 도입된 외국인근로자 부양가족세(expat fees)때문에 이미 소비를 줄이고 있다.
 
 실제 우리차 수출은 2016, 2017년 각각 36.1%, 16.4%의 두 자릿수 수출 감소율을 기록했다. 현지진출 우리기업 A사에 따르면, 사우디 주재 외국인(expat)과 기업체들이 소형, 준중형 차량의 주요 고객인데, 최근 저유가와 외국인세 도입으로 수출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한편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은 사우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돌입했다.

 르노는 내년 여성운전이 허용된 직후 면허증을 전시장에 가져오는 선착순 7인에게 자사차를 무상으로 주기로 했다. 포드와 폭스바겐은 각각 룸미러에 비친 니캅(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덮는 일종의 얼굴 가리개 ) 착용 여성의 눈매와 '이제는 당신 차례'라는 구호로 여심 저격에 나섰다.
  
 권용석 KOTRA 중동지역본부장은 "이번 조치로 자동차 외에 여성 운전자를 위한 내비게이션, 윈도우 필름 등 차량용 액세서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 중소기업들은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