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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의 더블데이트]탈춤극 '동동' 허창열·김재승 "이보다 신명난 장르 없다"

등록 2017.10.31 13:35:08수정 2017.11.14 11: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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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정동극장의 신작인 창작탈춤극 '동동'의 김재승(오른쪽) 안무가와 탈놀이꾼 허창열씨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정동극장의 신작인 창작탈춤극 '동동'의 김재승(오른쪽) 안무가와 탈놀이꾼 허창열씨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탈놀이꾼 허창열(국가 무형문화재 7호 고성오광대 이수자 겸 천하제일 탈공작소 대표)과  안무가 김재승(마홀라컴퍼니 대표). 두 춤꾼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작품이 찾아온다.

 정동극장(극장장 손상원)이 오는 11월 9일부터 26일까지 선보이는 신작 창작탈춤극 '동동'(원안 박소정·작/연출 육지)이다. 전통의 탈춤과 현대의 드라마 구조를 결합했다.

고려시대의 국가적 행사 팔관회가 배경이다. 고려 8대 왕 현종 즉위 후 팔관회를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는 데에 착안, '팔관회 마지막 밤, 현종에겐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대해 상상력을 발휘했다. 

이 팔관회와 탈춤의 화려한 축제성이 공연에 부합된다. 과장되고 큰 동작이 특징인 봉산탈춤은 용맹한 강감찬 장군의 캐릭터, 서울·경기지역 산대놀이의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손동작은 원정왕후 춤사위에 묻어난다.

 허창열은 전통탈춤의 지도를 맡아 '동동' 배우들과 900분의 탈춤워크숍을 갖고 이들의 몸 안에 내제된 흥을 일깨웠다. 음악채널 엠넷의 '댄싱9'으로 얼굴을 알리고 올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모래의 여자' 안무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오페라 '동백꽃 아가씨' 안무를 맡은 김재승이 전통탈춤을 모티브로 한 창작 탈춤 안무를 선보인다.

 공연 제목 '동동'은 고려가요 '동동'에서 따왔다. 달뜨고 알 수 없는 신비한 기운을 노래한다. 새로운 작업으로 신선한 열기에 휩싸여 있는 허창열과 김재승을 최근 정동극장에서 만났다.

Q. 두 사람의 첫 인연은 어떻게 되나?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정동극장의 신작인 창작탈춤극 '동동'의 김재승(왼쪽) 안무가와 탈놀이꾼 허창열씨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정동극장의 신작인 창작탈춤극 '동동'의 김재승(왼쪽) 안무가와 탈놀이꾼 허창열씨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9. [email protected]

A. "함께 공연을 기획하는 친구로부터 재승 씨에 대한 소문은 일찌감치 들었다. '댄싱9'을 통해 이미 실력도 알았고, 팬심을 갖고 있었다. 언젠가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탈춤을 배우고 싶다며 찾아와서 처음 알게 됐다. 그러다 지난해 남산국악당에서 병신춤을 모티브로 한 '몹쓸춤판'을 벌이면서 재승 씨와 김설진 씨를 초청했다. 새로웠고 좋았다. 또 한 번 함께 하고 싶은 무대다.(허창열)

"수원문화재단의 유망예술가에 선정돼 프로젝트 '신 광대_화'를 진행한 적이 있다. 춤 추는 사람의 모습이 광대의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탈춤으로는 허창열 선생님이 알아주시는 분이라 배움을 청했다. 무용을 해오면서 '나이스해진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탈춤에서 투박함을 느꼈다. 난 정형화된 춤을 추고 있다고 느꼈는데 탈춤의 정형화돼 있지 않은 점이 좋았다. 창열 선생님의 춤에서 살아 있는 느낌을 받았다. 흙냄새, 땀 냄새가 전해지는 한국의 멋이었다."(김재승)

Q. 워크숍 때 '동동' 배우들이 힘들어했다고? 한예종에서 한국무용을 공부한 재승 씨는 탈춤을 다시 접해보니 어떤가?

A. "탈춤은 하체 운동이 많다. 쓰는 근육 형태가 다르다. 춤에 높낮이가 있어 뛰기 전에 허벅지로 참고 있어야 한다. 근육이 많이 긴장된다."(허창열)

"학교 때도 배웠고 나름 한국의 멋을 낸다고 생각했다. 그간 한량무를 하다가 민속무용인 탈춤을 하니, 우리나라 민족성이 가장 잘 녹아 있는 춤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잠시 잊고 있던 된장을 먹은 느낌이라고 할까. 굵직한 질감이 좋았다."(김재승)

Q. 탈춤은 민족성이 강한 춤이기도 하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정동극장의 신작인 창작탈춤극 '동동'의 김재승(왼쪽) 안무가와 탈놀이꾼 허창열씨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정동극장의 신작인 창작탈춤극 '동동'의 김재승(왼쪽) 안무가와 탈놀이꾼 허창열씨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9. [email protected]

 
A. "탈춤은 마당에서 출발했다. 흙냄새를 맡고 땅의 기운을 받아서 춘 춤이다. 양반과 서민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 축제다."(허창열)

Q.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한국의 탈춤이 13가지라고 들었다. 탈춤도 지역별로 많이 다른가?

A. "지역별로 말투가 다르듯 음식의 맛도 다르고 선율도 다르지 않나. 몸짓 역시 마찬가지다. 이북의 춤사위는 도약의 동작이 많다. 한삼자락을 휘날리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경기 지역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이다. 깍쟁이 같다고 해야 하나. 점프를 하지 않고 뒤꿈치를 살짝 찍을 뿐이다. 꼭두각시 춤이 예가 될 수 있다. 반면 남도지역의 탈춤은 유장미가 특징이다. 느릿하면서도 길다."(허창열)

Q. 소규모의 탈춤극은 많지만 이런 대형 탈춤극은 드물다. 이번 '동동'에서 탈춤은 어떻게 변용되나?

A. "사실 탈춤을 보여줄 기회조차 드물다. 그래서 이런 기회가 귀하다."(허창열)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정동극장의 신작인 창작탈춤극 '동동'의 김재승(왼쪽) 안무가와 탈놀이꾼 허창열씨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정동극장의 신작인 창작탈춤극 '동동'의 김재승(왼쪽) 안무가와 탈놀이꾼 허창열씨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9. [email protected]

 
"캐릭터에 맞게 활용하고자 했다. 반복적인 것이 많다. 그 반복성에서 중첩적인 것은 생략하고자 했다. 방향이나 구성에 더 신경을 썼다. 동작은 원래 가지고 있는 느낌이 좋아 최대한 건들지 않았다. 워낙 허창열 선생님의 좋은 춤사위가 있어 가능했다."(김재승)

Q. 재승 씨는 국립무용단 주역 무용수인 장윤나 씨와 유명한 무용수 부부다. 두 사람이 함께 춤판에서 활약하는 것이 어떤 시너지가 있나?

"국립무용단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는 아내가 자랑스럽다. 반면 프리랜서인 나는 바깥에서 아내에게 자극을 준다. 반대로 메인 무대에서 활약하는 아내에게 많은 정보도 얻는다."(김재승)

Q. '동동'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정동극장의 신작인 창작탈춤극 '동동'의 김재승(왼쪽) 안무가와 탈놀이꾼 허창열씨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정동극장의 신작인 창작탈춤극 '동동'의 김재승(왼쪽) 안무가와 탈놀이꾼 허창열씨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9. [email protected]

A. "재승 씨 같은 안무가는 대단하다. 기존 것을 잘 응용해서 새로운 걸 만드니까. 앞서 한량무 역시 자기화해서 보여주는 것이 놀라웠다. 그래서 그에게 이번 작업을 부탁한 거다."(허창열)

"선생님 같은 분들이 잘 전승하고 계승해온 걸 잘 보여주고 싶다. 탈춤은 멋진 장르고 어느 장르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 손색없는 예술이다."(김재승)

Q. 허창열 선생님에게 탈 자체의 매력은 무엇인가? 김재승 안무가에는 탈춤 자체의 매력을 묻고 싶다.

A. "우선 내 얼굴을 가릴 수 있어 좋다. 마음이 편해진다. 무엇보다 부끄러움을 없앨 수 있다(웃음). 탈을 쓰면 몸짓은 물론 말투, 성격도 해당 탈로 바뀌는 것 같다. 탈은 하나의 고정된 표정이지만 난 그 안에서 웃고 운다. 그걸 관객들이 느꼈을 때 희열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허창열)

"탈 쓰고 춤을 추면 몇 배가 더 힘들어진다. 산소도 부족하고 시야도 좁아진다. 많은 걸 치렁치렁 달고 움직이니 감정 전달도 어렵고. 하지만 이보다 더 신명나는 장르는 없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표현한다."(김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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