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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을 담은 한 장면, 하메스의 '짜증'

등록 2017.11.10 22: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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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박주성 기자 = 10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콜롬비아의 평가전, 슛을 시도한 대한민국 이근호가 발목 부상으로 넘어져 있자 콜롬비아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다가와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7.11.10. park7691@newsis.com

【수원=뉴시스】박주성 기자 = 10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콜롬비아의 평가전, 슛을 시도한 대한민국 이근호가 발목 부상으로 넘어져 있자 콜롬비아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다가와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7.11.10.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권혁진 기자 =한 달 전 유럽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을 뽐냈던 신태용호가 안방에서 기막힌 반전에 성공했다. 콜롬비아 선수들을 짜증나게 할 정도로 많이 뛴 결과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간신히 통과한 한국이 월드컵 2번 시드가 확실시 되는 콜롬비아를 압도한 것이다.

한국은 9월 최종예선과 지난달 평가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하면서 빈축을 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둘러싼 대한축구협회의 매끄럽지 못한 행정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팬심은 한없이 싸늘해졌다. 신 감독이 평가전을 마치고 입국할 때는 상복을 입은 팬까지 등장했다.

선수들이 이 같은 분위기를 모를 리 없었다. 유일한 돌파구가 투지 넘치는 모습이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은 9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이번 경기가 중요하다. 좋은 경기를 하면 자신감이 커질 것이고, 자신감이 커지면 팬들도 다시 기대를 할 것이다.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주장의 입을 통해 밖으로 알려진 선수들의 각오는 그라운드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상대보다 한 발, 두 발 더 뛰며 전력의 열세를 지웠다. 콜롬비아 선수가 터치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으면 순식간에 2~3명의 선수가 에워쌌다.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조직력 또한 인상적이었다. 장현수(FC도쿄)-권경원(텐진 콴잔)의 센터백, 기성용-고요한(FC서울)의 2선, 손흥민(토트넘)-이근호(강원)의 최전방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공간을 봉쇄했다.

【수원=뉴시스】박주성 기자 = 10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콜롬비아의 평가전, 대한민국 이근호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17.11.10. park7691@newsis.com

【수원=뉴시스】박주성 기자 = 10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콜롬비아의 평가전, 대한민국 이근호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17.11.10. [email protected]

콜롬비아는 예상치 못한 견고함에 후반 중반까지 애를 먹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거쳐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노골적으로 짜증을 냈다. 한국 선수가 넘어지자 억지로 몸을 일으키는 장면에서는 그들의 다급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태극전사들의 선전에 경기장을 찾은 2만9750명의 팬들은 뜨거운 응원으로 화답했다. 국내에서 열린 A매치에 3만명 이하 관중이 찾은 것은 2015년 11월12일 수원에서의 미얀마전(2만4270명) 이후 2년 만이다.

6만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웠던 지난 9월 이란전에는 한참 못 미쳤지만 추운 날씨와 한때 온라인상에서 벌어졌던 무관중 운동을 감안하면 분명 의미있는 숫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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