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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대옥 한국제주권투위 회장 “권투, 제주를 빛나게 할 콘텐츠”

등록 2017.11.15 13:57:47수정 2017.11.15 14: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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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강대옥 ㈔한국제주권투위원회(KJBC) 회장이 15일 제주시 연동 보오메꾸뜨르 호텔 3층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11.15.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강대옥 ㈔한국제주권투위원회(KJBC) 회장이 15일 제주시 연동 보오메꾸뜨르 호텔 3층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11.15. [email protected]

(사)한국제주권투위원회 초대회장 인터뷰
19일 메종글래드제주 호텔서 출범식 개최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천혜의 자연, 제주도 사각의 링 위에서 벌이는 복싱 경기, 아름답지 않겠습니까?”

 15일 오전 최근 설립된 제주시 연동 (사)한국제주권투위원회(KJBC) 사무소 앞에서 강대옥 회장(52)을 만났다.

 강대옥 회장은 "업계 관계자를 통해 ‘장타오 중국 프로권투기구 회장이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열릴 권투경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며 제주에서 첫 발을 내딛는 소감을 이 같이 대신했다.

 강 회장은 지난 10월10일 설립된 (사)한국제주권투위원회의 초대 회장을 맡았다. 권투와 인연이 없었던 그가 회장을 맡게 된 계기는 지난 7월30일 메종글래드제주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제주 한·일 복싱 대항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일 양국의 권투위원회에서 추천한 신인 선수 16명이 출전한 경기였다.

 강 회장은 잘 알고 지내던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KBC) 회장이 행사 추진을 도와 달라고 요청하자 이를 거절할 수 없어 대회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주위의 예상과 달리 대회는 큰 인기를 끌었다.

 “그 날 그림이 너무 멋졌습니다. 텅 빌 줄 알았던 관객석 80% 정도가 메워졌었죠. 경기가 끝날 때까지 관중 대부분이 자리를 뜨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그 날 관중들의 반짝거리던 눈망울 그리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직감했죠. ‘이거다’ 하고요.”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권투경기 개최에 회의적이었던 주변 분위기도 달라졌다. 강 회장 역시 대회를 향한 관중들의 뜨거웠던 반응을 쉽게 잊지 못했다.

 평소 제주도가 가진 잠재력에 비해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점을 안타까워했던 그에게 ‘권투’는 큰 가능성으로 다가왔다.

 “제주도는 항상 중앙정부에서 하는 큰 행사를 보조하는 역할에만 그치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권투 역시 그렇고요. 하지만 지난 대회를 보고 제주도가 직접 나서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권투를 통해 전 세계에 제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지역 경제에까지 이바지한다면 최고 아니겠습니까?”

 강 회장은 곧바로 제주도에 국제적인 권투 경기를 유치할 수 있는 독립기구를 설립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설립 인가를 받기까지 어렵게 두 달여가 걸렸다. 권투라는 스포츠가 한국에서 비인기 종목인데다 제주도에서 골프 이외의 스포츠 경기를 개최하는 데 대해 의구심이 컸기 때문이다. 

 “왜 하필 제주에서 그것도 ‘권투’ 단체를 들이려 하냐하는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권투가 한국에선 스포츠라는 느낌이 덜하기도 하고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거라는 반응이 많았죠. ‘한탕하고 빠지려는 것 아니냐’하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올해  8월 초부터 두 달 동안 수차례 관련당국 문을 두드리며 ‘권투’가 제주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콘텐츠라는 것을 설득시키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그는 특히 한중 관계가 주한미군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냉각상태에서 최근 해빙모드로 전환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권투라는 콘텐츠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제주권투위원회에선 이르면 내년 3월 첫 국제대회를 개최하려 합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중국과의 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권투는 매우 인기 있는 스포츠이거든요. 한국과 중국 관계가 풀릴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이 시기에 양국 간 권투 경기 개최가 제주 지역의 경제나 관광 쪽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강 회장이 이토록 권투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권투의 경기 방식과 규칙 등이 자신의 삶의 방식과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권투는 똑같은 몸무게인 두 선수가 똑같은 글러브를 끼고 똑같은 마우스피스를 끼고 같은 사각 링 위에서 시작하는 게임입니다. 이렇듯 공정한 게임에 이기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경기를 끝내고 나면 패자는 승자를 인정해주고 이번 경기를 앞으로 있을 경기를 위한 교훈으로 삼죠. 우리 인생과 많이 닮아있죠. 정말 멋진 스포츠입니다.”

 강 회장은 끝으로 제주도민과 권투 관계자, 스포츠를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권투가 다시 한 번 빛을 볼 수 있도록 응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금 한국 프로권투는 이종격투기나 프로야구 등에 밀려 침체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권투가 가진 매력이나 대한민국 사람들의 정서를 놓고 봤을 땐 충분히 예전처럼 인기 스포츠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수많은 권투인들이 긴 시간 어려운 세월을 견디며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도 살펴주길 바랍니다.”

 한편 한국제주권투위원회는 오는 19일 메종글래드제주 호텔 2층 제이드홀에서 출범식을 개최한다.

 이날 출범식에는 전 세계챔피온 유제두, 박종팔 씨 등을 비롯해 국제 심판진, 부회장단 등 1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제주권투위원회는 세계권투협회(WBA), 세계권투평의회(WBC)로부터 공인된 독립 국제기구로써 오는 2018년에는 세 차례 이상의 국제 대회를 치를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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