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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요섭, 시즌 시드확보 한 편의 드라마…"우승한 것처럼 기뻤다"

등록 2017.11.16 16: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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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요섭, 시즌 시드확보 한 편의 드라마…"우승한 것처럼 기뻤다"


시즌 최종전 4R 마지막 3개홀 연속 버디로 개인 최고 공동 5위
제네시스 포인트 91→72위…대회 수 못채운 2명 제외 극적 시드 확보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2017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가 8개월 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우승 트로피와 함께 억대의 상금을 손에 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내년 시즌 시드 확보에 실패해 2부 투어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하는 선수도 있다.

선수 간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마지막 대회 최종일에 극적으로 지옥문을 통과하며 1부 투어에 살아남은 선수가 있다.

서요섭(21)은 지난 5일 경기 여주 솔모로CC에서 막을 내린 코리안투어 최종전 '카이도 투어챔피언십' 4라운드 마지막 18번 홀(파3)에서 3m 버디 퍼트를 넣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73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친 서요섭은 우승자 최고웅(11언더파 269타)과 4타 차나 났지만 마치 챔피언 퍼팅을 성공시킨 선수처럼 환호했다.

이 대회 전까지 제네시스 포인트 91위였던 서요섭은 추천 선수로 최종전에 겨우 출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포인트 70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시즌 시드를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공동 9위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서요섭은 경기 막판까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고전했다. 시드 확보의 꿈도 멀어지는 듯 했다.그러나 16번 홀(파5)에서 벙커와 러프에 잇따라 빠지는 불운에도 버디를 낚았다. 17번 홀(파4)은 티샷이 페어웨이를 크게 벗어났지만 세컨드샷을 그린 위에 올려 연속 버디에 성공했다.자신감을 얻은 서요섭은 마지막 18번 홀 티샷을 홀컵 약 2.5m 거리에 떨구며 버디 기회를 잡았다.

서요섭은 "잃을 게 없으니 자신 있게 플레이하려고 했다. 18번 홀 버디 퍼트를 남겨뒀을 때 이 퍼트를 넣으면 시드 확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많이 떨렸지만 평소대로 스트로크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3개 홀 연속 버디를 솎아내며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해 코리안투어 데뷔 이래 최고 성적이다. 390포인트를 더해 제네시스 포인트 72위(1087포인트)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70위 이내 선수 중 최소 의무 참가대회 수를 충족하지 못한 임성재와 캐나다 동포 리처드 리 등 2명은 제외됐다.

최종적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72위까지 2018년 KPGA 코리안투어 시드를 얻게 되면서 서요섭은 마지막 탑승자의 행운을 누렸다. "버디 퍼트가 들어간 뒤에는 '이제 됐다'라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우승한 것처럼 기뻤다"면서 "마지막 날 같은 조에서 경기한 최진호 선수가 '더 이상 뒤는 없으니 앞만 보고 가라'며 응원해줬다. 큰 힘이 됐다. 나중에 우승보다 어려운 걸 해냈다며 축하해 주기도 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서요섭, 시즌 시드확보 한 편의 드라마…"우승한 것처럼 기뻤다"


2002년 골프를 시작한 서요섭은 초등학교 때 대회에 나가 줄곧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1학년 때는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했다.2014년 KPGA 투어프로 자격을 획득한 후 2015년 퀄리파잉 토너먼트(QT)를 3위로 통과해 2016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골프 인생은 탄탄대로였다. 머지 않아 우승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처럼 자신감이 넘쳤다.하지만 1부 투어 무대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데뷔 첫해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 공동 10위를 기록하며 첫 톱10에 이름을 올렸을 뿐 그 해 제네시스 포인트 97위로 시드를 잃었다.

QT를 거쳐 시드를 겨우 유지한 서요섭은 두 번째 시즌 15개 대회에 출전해 7개 대회에서 상금을 획득했다. 공동 5위라는 개인 최고 성적도 기록하며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순탄하게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는데 첫해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다. QT가 너무 치열한 곳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마지막 대회 때 더 악착같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극적으로 투어 카드를 확보한 만큼 서요섭의 2018년 각오는 남다르다. "다음 시즌은 첫 우승을 목표로 달릴 것"이라며 "내년엔 우승자 카테고리로 마음 편히 시드를 유지하고 싶다. 고향 땅에서 열리는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가까스로 '지옥의 레이스'를 피한 서요섭은 만반의 준비를 예고했다. 1월 중순 중국으로 동계 훈련을 떠나 2018 시즌을 준비한다. "이번 겨울 쇼트게임과 퍼트를 집중적으로 훈련할 계획이다. 올 시즌 중요한 순간마다 짧은 퍼트를 실수한 것이 정말 아쉬웠다. 완벽하게 보완해서 오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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