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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누리꾼들 '수능 연기' 비난에 포항 수험생들 '가슴에 이중의 상처'

등록 2017.11.17 17: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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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경북 포항시에 5.4 규모의 지진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수능시험 일정이 일주일 뒤로 연기된 가운데 16일 오전 북구 포항고등학교 수험장이 텅 비어져 있다. 2017.11.16.  yes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경북 포항시에 5.4 규모의 지진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수능시험 일정이 일주일 뒤로 연기된 가운데 16일 오전 북구 포항고등학교 수험장이 텅 비어져 있다. 2017.11.16. [email protected]

【포항=뉴시스】민경석 기자 = "우리가 지진을 낸 것도 아닌데 왜 비난을 받아야 하나요."

포항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이준석(18)군은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연기되면서 다른 지역 일부 수험생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이같이 말했다.

수능이 미뤄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일부 수험생을 비롯한 누리꾼들이 "포항 수험생 때문에 시험을 망쳤다", "포항 애들은 어차피 공부 못하는데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하나" 등의 비난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수능이 일주일 뒤로 미뤄지면서 포항의 수험생들은 일부 누리꾼의 가시 돋친 비난에 2차 피해를 받고 있다.

포항지역 수험생들은 고사장 변경으로 인한 혼란도 걱정하고 있다.

17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포항지역 수험생 4300여 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시험장소 이전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0명 중 9명이 포항을 선호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뉴시스】민경석 기자 =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5.4규모의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미뤄지면서 포항의 수험생들은 일부 누리꾼의 가시 돋친 비난에 2차 피해를 받고 있다. 2017.11.17.   0803mks@newsis.com

【포항=뉴시스】민경석 기자 =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5.4규모의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미뤄지면서 포항의 수험생들은 일부 누리꾼의 가시 돋친 비난에 2차 피해를 받고 있다. [email protected]

하지만 교육부 등 포항지역 합동 점검반이 포항 지역 수능 시험장 14개교를 점검한 결과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피해가 경미한 것으로 파악된 곳은 총 9개교로 파악돼 고사장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항 수험생들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최적의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할 시기에 지진으로 생긴 '트라우마'와 '비난의 희생양'이 돼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포항 세명고에 다니는 유모(18)군은 "지진으로 인해 집중이 안 되는 상황에 비난까지 받으니 억울하다"며 "마치 지진이 우리 때문에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여고에 재학 중인 김모(18)양은 "지진이 났는데 왜 우리가 비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억울한 마음에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포항지역 수험생들을 집단분노의 희생양으로 삼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포항=뉴시스】민경석 기자 =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5.4규모의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미뤄지면서 포항의 수험생들은 일부 누리꾼의 가시 돋친 비난에 2차 피해를 받고 있다. 2017.11.17. 0803mks@newsis.com

【포항=뉴시스】민경석 기자 =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5.4규모의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미뤄지면서 포항의 수험생들은 일부 누리꾼의 가시 돋친 비난에 2차 피해를 받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정호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능시험 연기는 포항 지역 수험생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라며 "시험이 미뤄져 불만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 불만과 분노를 포항지역 수험생들에게 화풀이하듯 표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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