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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기상청…포항지진 발빠른 대응 시민들 "인정"

등록 2017.11.19 12: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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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남재철 기상청장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2017.11.15.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남재철 기상청장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2017.11.15. [email protected]


조기경보 19초···경주지진보다 7~8초 빨라
오차수정까지 단 6분···경주 때 10일 걸려
긴급재난문자 23초만에 발송···경주 땐 8분
"기상청 이번엔 잘 했다" 모처럼 긍정 여론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낮은 예보 적중률로 오보청, 구라청 등의 비판을 받던 기상청이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모처럼 여론의 우호적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9월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 발생 당시 '늑장 대응'으로 국민적 질타를 받던 때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폭염과 장마 때마다 빈번히 빗나가는 예보로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졌던 기상청이 포항 지진의 경우 신속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직후 약 3초 뒤인 오후 2시29분께 포항관측소의 지진계가 처음 울렸다. 이어 약 19초 뒤에 기상청은 지진 조기 경보를 발령했다. 경주 때의 26~27초보다 약 7~8초 빨랐다.

 오차 수정도 빨라졌다. 기상청은 지난해 9월12일 규모 5.8의 지진이 경주 남남서쪽 8㎞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진 발생 10일이 지나서야 진앙의 위치를 남남서쪽 8.7㎞로 수정했다. 같은 날 발생한 5.1 규모의 지진 역시 경주 남남서쪽 9㎞ 지점에서 남남서쪽 8.2㎞ 지역으로 수정됐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기상청 직원들이 지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2017.11.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기상청 직원들이 지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2017.11.15. [email protected]


 반면 포항 지진은 조기 경보의 오차를 수정하는 데 약 6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진원 시간은 같게 나타났으며 규모는 5.5에서 5.4로 0.1 줄었다. 진앙은 조기 경보 때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으로 알렸다가 9㎞로 정정했다.

 가장 달라진 건 긴급재난문자였다. 기상청은 포항지진관측소에서 지진을 최초로 관측한 후 약 23초 뒤인 2시29분57초에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5의 지진 발생/여진 등 안전에 주의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최초 관측 후 문자 발송까지 무려 8분이 넘게 걸린 경주 지진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이 같은 변화는 재난문자송출체계를 기상청으로 일원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주 지진 이전에는 기상청이 조기경보를 보내면 국민안전처가 재난문자를 송출하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경주 지진 이후 긴급재난문자송출 업무가 기상청으로 이관됐고 모든 과정도 자동화됐다. 서울 시민들의 경우 문자부터 먼저 받고 난 뒤 지진동을 느꼈을 정도다.

 이번 기상청의 신속한 대응으로 비교적 당황하지 않고 지진에 빠르게 대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직장인 박다현(33·여)씨는 "광화문 커피숍에서 미팅을 하고 있었는데 긴급재난문자를 받고 몇 초 후에 테이블이 몇 차례 흔들렸다"며 "평소 같으면 무슨 일인지 놀랐을 텐데 이번엔 문자를 받고 '지진이 났구나' 바로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진웅(38)씨는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모니터가 살짝 흔들렸다. 몇 초 후 직원들 휴대폰에서 동시에 재난문자를 알리는 소리가 났다"며 "지진이 나서 당황했지만 만약 또 다른 비상사태가 나도 이렇게만 대처한다면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잘한 건 인정해야 한다. 이번엔 기상청 인정", "기상청 경보가 오래간만에 제대로 작동했네요", "이번에 기상청 빠른 문자는 매우 잘했다고 생각", "작년이랑 다르게 기상청의 일 처리가 빠르네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기상청 직원들이 지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2017.11.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기상청 직원들이 지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2017.11.15. [email protected]


 기상청 관계자는 "한 번 잘했다고 잘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 포항에 계신 분들이 불편과 아픔을 겪고 있는데 그 피해를 막은 것도 아니고, 더 큰 불편을 끼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이럴 때일수록 좀 더 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내부적으로도 흐른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경주 지진 이후 지난 7월3일부터 지진 통보 발표 체계를 개선하고 발표 시간을 단축했다. 먼저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발표되는 지진 조기 경보는 관측 후 50초에서 15~25초로 단축했다. 규모 3.5 이상 5.0 미만을 대상으로 하는 지진 속보는 5분 이내에서 60~100초 수준으로 발표시간을 줄였다.

 지진 조기 경보와 속보는 정확성보다는 신속성을 중시해 이동속도가 빠른 지진파(P파)만을 이용해 자동으로 추정된 정보만을 발표한다. 이어 전문가가 수동분석시스템으로 종합적인 지진파인 P파와 S파를 이용해 분석한 정보인 상세정보를 5분 이내에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진 조기경보 시간을 7~25초로 단축할 방침이다. 올해까지 15초 내외, 내년부터는 10초 내외로 단축한다. 진앙 위치 오차 개선과 경보 시간 단축 등을 위해 지진관측소를 현재 206개소에서 2018년까지 314개소로 확충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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