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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이어 수도권도 전셋값 하락…'역전세난' 현실화

등록 2017.11.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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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이어 수도권도 전셋값 하락…'역전세난' 현실화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아파트 입주 물량이 폭주하고 있는 경기 화성·용인·수원·오산 등 수도권 남부 주택시장에 '역(逆)전세난'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내년엔 더 많은 입주 폭탄이 기다리고 있어 집을 팔아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깡통전세' 문제로 이어질까봐 부동산 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화성의 입주물량은 2만3000가구에 달한다. 지난해(1만3000가구)보다 1만 가구나 많다. 내년은 무려 3만1000가구가 주인을 찾아야 한다.

 이처럼 경기 남부권이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수요를 초과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 현상이 본격화 되고 있다.

 올해 전국 입주 아파트는 37만9000여가구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중 경기 지역 입주 아파트는 12만7000여가구로 남부권 6개 지역(수원·용인·화성·평택·오산·안성시)에서 전체 물량의 43%인 5만5000여가구가 집들이한다.

 공급이 늘어나면서 전셋값 하락세도 눈에 띈다. 올 들어 10월까지 화성시와 오산시 아파트 평균전셋값은 각각 1.68%, 0.3% 떨어졌다. 이 일대 신규아파트는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이 주변 시세보다 2000만~3000만원 가량 낮게 나오고 있다.

 특히 화성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올해 하반기 들어 0.56% 떨어졌다. 인근의 오산(-0.41%), 평택(-0.10%) 등도 하락세는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하락세가 지속되자 집값이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등장했다. 분양 받은 집을 전세로 내놓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캡투자자들이 대출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집을 팔면서 매매가격도 하락하고 있는 것.

 동탄2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그나마 역세권 인근 단지는 버티고 있지만 그 외 지역은 분양가 수준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면서 "갭투자를 단행했던 투자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갭투자자들이 전세 만기가 도래했지만 추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공인중개사무소에 급전세와 전세금 반환 대출조달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산시의 경우 10월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경기도 평균 전세가율 77.58%보다 약 2%p나 높은 79.5%에 달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아파트값이 하락할 경우 '깡통전세'가 속출할 수 있다.

  오산의 한 공인 중개사무소는 "다른 세입자를 찾지 못하면 결국 전세금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내어줘야 하는데 내년부터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이 안 되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도 있다"면서 "결국 2금융권을 소개해줘야하는 상황이 올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이어 수도권도 전셋값 하락…'역전세난' 현실화

문제는 입주 물량이 급증하는 내년부터는 '역전세난'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내년 전국 입주물량(임대 포함)은 올해보다 더 많다. 총 44만2194가구로 절반에 해당하는 22만739가구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최근 5년(2012~2016년) 연평균 입주물량이 23만8225가구였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20만가구 이상이나 많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올리면 하우스푸어와 깡통전세가 늘어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국토교통부가 다음달 '주거복지로드맵'까지 발표하면 전월세상한제나 임대차계약갱신 청구권 등 세입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여 갭투자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높다.

 일각에서는 지방과 수도권 남부 이외에도 서울 강남 역시 안심하긴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송파와 강동 지역의 경우 내년에 9500가구에 달하는 송파 헬리오질티를 시작으로 개포와 강동에서 1만2000가구 이상의 입주 물량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2~3채 이상 가지고 있는 갭투자자들은 위험 신호등이 켜졌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면서 "서울 강남 역시 전세가율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 투자를 한 사람들이 많아 안전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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