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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제주 풍력발전기 '소음피해' 놓고 법정 다툼

등록 2017.11.22 08: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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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사진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설비돼 있는 풍력발전시설 모습. (사진=뉴시스DB)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사진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설비돼 있는 풍력발전시설 모습.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제주 풍력발전기 118기 운영 중…"덩치만큼 소음도 커"
 "청정과 소음 사이에 적정한 조화 이뤄야"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의 신재생에너지의 대명사가 된 풍력발전기가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큰 날개(블레이드)가 1분당 16바퀴씩 회전하며 내는 '소음피해'로 소송 대상이 됐다.

 22일 제주도와 제주지방법원 등에 따르면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L골프클럽이 골프장 인근 풍력발전시설을 만든 A 회사를 상대로 풍력발전 가동 중단을 요청하는 '풍력발전기 가동중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L골프클럽의 가처분 신청서에는 풍력발전기 소음이 영업에 지장을 미치는 정도에 이르러 회원들의 라운딩이 많은 시간대에 발전기 가동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 회사는 인근의 타 골프장에서도 같은 피해를 호소하며 소송 채비에 나서자 현장에 나가 소음 피해 정도를 측정하는 등 대응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또 소송을 낸 L골프클럽에 수억원대에 이르는 환경민원 피해보상금을 제시해 협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 회사는 지난 2013년 5월  제주시 한림읍 일대에 576억원을 투입해 3㎿급 7기(21㎿급) 규모의 풍력발전기 단지를 조성해 가동해 오고 있다. 

【제주=뉴시스】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있는 한 골프장 인근에 풍력발전기가 인접해 있다. (사진=구글어스 캡처)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있는 한 골프장 인근에 풍력발전기가 인접해 있다. (사진=구글어스 캡처) [email protected]

이 소송과 합의 결과에 따라 주변 골프장과 민간인들의 피해 소송이 줄을 이을 전망과 함께 소송이 한창 진행중인 제주 해상풍력 등 풍력발전시설 사업자의 부담이 돼 시설계획 추진에 장애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풍력발전기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큰 날개가 돌아가며 필연적으로 소음을 수반한다.

 25층짜리 건물 높이의 풍력발전기에 달린 날개가 돌아가는 모습은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풍력발전 시설 근처에서 농사를 짓는 강모(51)씨는 "바람이 센 날은 (풍력발전기)날개 돌아가는 소리에 밭에 나는 게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라며 "주간에는 발전기 가동을 중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제주 여행을 온 관광객 한영선(46·여)씨는 "(풍력발전기의)이국적인 풍경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날개 돌아가는 소리가 위협적인 것은 사실이다"며 "사진을 찍기 위해 풍력발전기 아래에 섰다가 날갯 소리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지난 1975년 2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일대에 3㎾급 풍력발전기가 들어선 이후 제주의 풍력발전은 1998년 국내 최초의 상업·단지형인 행원풍력단지로 이어지며 성장을 거듭해 왔다.

【제주=뉴시스】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해안가에 서 있는 풍력발전기의 이국적인 풍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해안가에 서 있는 풍력발전기의 이국적인 풍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이후 제주도 내 동부와 서부 지역 곳곳에 들어선 풍력발전은 전체 전력설비의 ⅓에 이르는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같은 기반을 바탕으로 제주도는 오는 2030년까지 제주 전역을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든다는 내용의 ‘카본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2030 프로젝트’를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풍력발전기가 대규모로 조성되는 만큼 이에 대한 소음 피해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면서 "청정과 소음 사이에 적정한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에너지 생산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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