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종합] 유엔 법정, '보스니아의 도살자' 믈라디치에 종신형 선고

등록 2017.11.22 20:41:28수정 2017.11.22 21:04:3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22일 선고 법정 출두하는 믈라디치 AP

22일 선고 법정 출두하는 믈라디치 AP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발칸의 유고 연방 해체 후 발발한 보스니아 전쟁(1992~1995년)에서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민병대 사령관으로 '보스니아의 도살자'로 불렸던 라트코 믈라디치가 22일 유엔 특별법정에서 '제노사이드(집단 대학살)' 유죄 판결과 함께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믈라디치는 보스니아 동부 도시 스레브레니카에서 1995년 7월14일부터 며칠 동안 보스니아 무슬림 남성 및 남자 아동 8000명을 약식 처형하는 집단 대학살을 저지른 혐의를 받았다. 또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를 포위해 3년 넘은 기간 동안 1만 명의 시민들을 무차별 저격 살해하는 데도 관여했다.

전쟁 중인 1993년 유엔에 의해 설치된 옛 유고 전쟁범죄특별재판소(ICTY)는 이날 11개 기소 항목 중 제노사이드 1항목, 반인륜 범죄 4항목 및 일반 교전규칙 위반 5항목 등 10건에서 믈라디치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종신형을 선고했다. 기소 항목 중 제노사이드 1항목만 인정되지 않았다. 종신형은 유엔 법정 최고형이다.

믈라디치(75)는 보스니아 전쟁이 10만 명의 사망자와 함께 보스니아-헤르체고나 독립으로 종결된 뒤 전범으로 수배되자 세르비아 공화국으로 피신해 16년 동안 숨어 살다 2011년 체포됐다. 그는 다음해부터 네덜란드 헤이그의 유엔 유고법정에 세워졌다.

믈라디치와 함께 보스니아 무슬림 및 크로아티아계 기독교인들을 학살하는 데 앞장섰던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최고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도 체포되어 유고 법정에 세워진 뒤 지난해 제노사이드 유죄와 함께 40년 형을 받았다. 보스니아 무슬림들은 학살 주범인 믈라디치에게 종신형이 선고되기를 염원했다.

유고는 7개 공화국으로 이뤄졌으나 티토 사망과 소련 붕괴로 1991년 해체되어 슬로베니아가 맨먼저 독립을 선언했다. 연방의 중추였던 동방정교의 세르비아 공화국은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등 공화국들의 독립 움직임을 저지하였고 이어 각 공화국 내 세르비아계는 영역 및 영향력 증대를 위해 타민족들에 대한 살해와 박해를 서슴지 않았다.

현재 인구 200여 만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공화국은 보스니아 무슬림, 크로아티아계 및 세르비아계 3개 민족 연합정부로 구성돼 대통령직을 돌아가며 맡고 있지만 실질적인 화합은 아직도 요원한 실정이다. 이날 믈라디치 전범 재판에 대한 태도에서 이 같은 치유하기 어려운 알력과 반목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