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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지진 불안 떨치고 잘 치를게요"…포항 수험생 5523명 수능 일제히 시작

등록 2017.11.23 09:50:03수정 2017.11.23 09: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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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이동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7.11.23.  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이동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7.11.23.  [email protected]

【포항=뉴시스】이통원 민경석 기자 = "지진 때문에 마음이 흐트러지기도 했지만 평소 실력대로 치르고 오겠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규모 5.4의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지역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3일 12개 수능 시험장에서 긴장감과 지진의 불안감 속에 시작됐다.

포항에서는 5523명의 수험생이 수능을 치리고 있다.포항의 12개 고사장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가족, 교사, 선후배 등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수험생들과 이들을 태운 차량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포항지역은 평소보다 춥지 않은 날씨였지만 지난 15일 발생한 5.4규모의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미뤄져 수험생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다행히 밤새 큰 여진이 없어 수험생들이 예비고사장 등으로 이동하는 긴급상황은 없었다.

수험생들은 교복이나 가벼운 체육복을 입고 한 손에는 도시락과 방석 등을 든 채 각 시험장 교문을 들어섰다.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지진대피로라고 적힌 시험장 계단을 오르고 있다. 2017.11.23.  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지진대피로라고 적힌 시험장 계단을 오르고 있다. 2017.11.23.  [email protected]

수험생 대부분은 긴장한 가운데 교문 앞에서 응원해 주는 교사와 후배들의 낯익은 얼굴을 본 뒤 환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수험생들의 응원을 위해 시험장을 찾은 자원봉사자 등은 교문 앞에 부스를 꾸리고 커피, 녹차 등의 따뜻한 차를 건네며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도왔다.

고사장 앞에서 자녀들의 손을 꼭 붙잡으며 "잘하고 와", "편한 마음으로 다녀와"라며 격려하는 학부모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포항제철중학교에서 수능을 치르는 유모(18)군은 "어젯밤에 좋은 꿈도 꾸고 잘 자 아직까지는 긴장되지 않는다"며 "시험장에 입실해야 떨릴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고사장으로 향하던 포항예고 김주안(18)군은 "지진 때문에 며칠 동안 집중이 되지 않았다"며 "일주일의 시간을 더 얻은 만큼 떨지 않고 열심히하고 오겠다"며 웃어보였다.

지진으로 인해 수능 시험에 집중이 안 될 것 같다는 수험생도 있었다.

【포항=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이동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선생님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17.11.23.   scchoo@newsis.com

【포항=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이동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선생님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17.11.23.   [email protected]

영일고 장현우(18)군은 "어제도 여진이 발생해 늦게 잠들었다"며 "제발 시험 중에는 지진이 안 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포항중앙고 이한근(18)군은 "지난주 지진으로 며칠 동안 정신이 없었다"며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수능이 미뤄진 일주일 동안 더 준비할 수 있었다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동지고 박현민(18)군은 "지진으로 인해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벌었다"며 "일주인 동안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외출이나 휴가기간을 이용해 수능을 치러 온 군인들도 있었다.

전투복 차림으로 고사장에 온 이준혁(23)씨는 "수능을 치르기 위해 휴가를 나왔다"며 "떨리기도 하지만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해병대 박주현(22)씨는 "전역을 앞두고 외출을 나와 시험을 보러왔다"며 "목표 대학이 있어 군 생활 중 틈틈이 공부하며 준비했다. 좋은 결과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포항=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이동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교사와 후배로 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 2017.11.23.   scchoo@newsis.com

【포항=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이동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교사와 후배로 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 2017.11.23.   [email protected]

고사장 앞에는 자녀들을 보낸 뒤에 차마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는 학부모와 각 학교 교사들도 보였다.

교문 앞에서 수험생 한명 한명을 끌어 안아주던 포항 중앙고 교사 정대법(40)씨는 "지진 탓에 수능이 일주일 미뤄졌지만 학생들이 준비를 잘 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내가 수능을 볼 때 부모님 생각이 들어 더욱 애틋하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시험장을 찾은 학부모 권성만(50)씨는 "아이 배웅을 왔는데 시험장을 향해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니 괜스레 눈물이 났다"며 "본인이 준비한 만큼 잘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교육당국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수능상황실과 고사장의 연락체계를 구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경찰 등도 현장에 투입돼 수험생 안전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포항 각 시험장에는 소방·경찰 등 안전요원 13명씩 배치됐다. 소방관 4명, 경찰관 2명, 건축구조 기술자 2명, 전문 상담사 1명, 의사 1명, 수송 담당자 3명 등이다.

경북도 수능 상황본부가 마련된 포항교육지원청은 수능 시간 중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여진 가능성 등에 대비하고 있다.

경북도 수능상황본부는 "수험생들이 시험을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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