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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갈지자 행보 논란…김성주 이사장 '코스닥 작전세력 의심'발언도 구설

등록 2017.11.23 10: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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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갈지자 행보 논란…김성주 이사장 '코스닥 작전세력 의심'발언도 구설

KB금융 노동이사제 찬성표에 이번엔 "코스닥 투자 계획 없어" 단언
코스닥 급등에는 "작전세력 개입 의심'발언…자본시장 혼란 자초
정부 코드 맞추기? vs 발빼기?…오락가락 행보에 비판 고조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국민연금이 최근 KB금융의 노동이사제 도입 찬성표를 던져 '정권코드 맞추기'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김성주 이사장이 코스닥 급등과 관련, 외부 작전세력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발언을 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 수장이 코스닥 시장의 이상 과열 의혹을 제기한 것인데, 오히려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22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코스닥 이상 과열을 틈타 외부 작전 세력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며 "선량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기금운용 당국은 물론 언론도 잘 검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이 코스닥 투자를 2%에서 10%까지 늘린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코스닥 투자를 늘린 적 없고 그런 계획을 세운 적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모든 연금 투자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전략적으로 자산 배분을 하고, 그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짜서 하는 것이라는 원칙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의 연기금 투자 확대 정책에 찬물을 끼얹었다.

코스닥지수는 추석 연휴 직후부터 약 한 달 간 20% 가까이 뛰었다. 일각에서는 지수가 바이오주를 비롯한 대형주 위주로 상승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실적 대비 주가 상승률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실제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신라젠은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영업 손실이 371억원에 달한다. 엠지메드도 올해 1~9월 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창업 생태계 조성 등 정부의 코스닥 부흥 정책에 발맞춰 시장의 수급이 선제적으로 움직였다고 진단한다. 개별 종목도 아닌 전반적인 코스닥 상승 현상을 작전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투자업계에서는 600조원이 넘는 기금을 굴리는 국민연금 최고경영자가 코스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부정적인 것 아니냐는 반응이 벌써부터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닥이 최근 급등해 과열우려가 제기되고는 있으나 이를 작전세력 개입으로 보는 것은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며 "국민연금의 무게를 생각했을 때 물증 없이 심증으로 의혹 제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와 함께 노동이사제가 바람직한가에 대해선 자신이 언급할 범위가 아니라면서도 "노동자 측이 사측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왜 안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우회적으로 옹호했다.

이어 "이 제도를 도입하면 사측 입장에서 노조 입김이 세진다고 불만이지만,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이 10% 미만에 그치고 노동관계법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은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KB금융지주 임시주총에서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제안에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진 후 나온 발언이다. 찬반 논란이 뜨거운 안건에 국민연금의 공식 입장으로 읽힐 수 있어 부적절했다는 반응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기금운용본부장이 공석이 가운데 독립성과 전문성이 중요한 기금운용에도 이러저러한 입장표명을 한 셈이어서 이사장의 입김이 더욱 커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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