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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자제하고 있는 北, 미국의 테러국 낙인에도 조용할까

등록 2017.11.24 08: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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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평안남도 덕천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21일 보도했다. 2017.11.21. (사진=조선중앙TV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2017.11.21. (사진=조선중앙TV 캡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2개월 넘게 군사적 도발을 자제하며 자신들의 핵 무력 고도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관망하던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낙인'에 어떤 대응을 해올지 주목된다.

 북한은 미국이 지난 20일과 21일(현지시간) 자신들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곧바로 독자제재 대상 개인과 단체 등을 추가 발표하자 외무성 대변인 문답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반박 입장을 표명했다.
 
 이를 통해 북한은 자신들이 어떤 형태의 테러 행위뿐만 아니라 테러와 연관된 어떠한 지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강조하며,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체제를 고립·압살시키려는 정치적 테러라고 주장했다. 물론 북한의 이러한 주장은 자신들의 핵 무력 고도화가 미국의 위협에 따른 억지력 확보 차원이라는 입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북한은 자신들이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한 것임에도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가들이 테러지원국이라고 음해하고, 나아가 교역 등 주권국가로서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번 미국의 추가 대북 독자제재는 그 대상을 '북한'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 교역하는 중국인과 중국 기업 등을 포함하고 있어 규모에 비해 파급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가 중국은 국영항공사 에어차이나가 평양노선 운항을 중단한 이유도 '수요 부족'이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지난 9월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시험발사를 마지막으로 70일가까이 도발을 중단해왔다. 그럼에도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추가 제재, 고립 심화 등 주변국의 대북 압박 기조는 여전하다. 북한으로서는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미국이 북한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제재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신호를 줬을 것이고, 북한은 이미 교역 통로가 대부분 봉쇄된 상황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 가능성을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은 중국 시진핑 특사가 방문했음에도 꼼짝도 하지 않았고, 이런 상황들이 겹치면서 미국이 결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이라며 "북한은 자신들이 도발을 자제하고 있었음에도 테러지원국으로 낙인을 찍고 추가 제재를 한 미국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복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봤다.

 임 교수는 "북한은 김정일 집권 때 테러지원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던 경험이 있다"며 "그런데 자신들은 테러 집단이라는 불명예를 다시 쓰지 않기 위해 국제 규범을 지켜왔다고 생각하는데 미국이 또다시 테러지원국이라고 지정한 것을 '북한 길들이기'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대응 카드를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당장 북한이 의례적인 입장 표명만 했다고 해서 계속해서 관망하고 있을 거라고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어떻게든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건재하다는 것을 과시하려 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외부적으로는 탄도미사일 추가 시험발사를, 내부적으로는 경제 성과를 과시할 수 있는 대규모 선전 이벤트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다만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의 경우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재진입 기술 증명만 남은 터라 성공에 대한 확신이 설 때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북극성-3형이나 화성-13형 등 도면만 공개된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를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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