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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골 은폐' 사건…왜?

등록 2017.11.23 17: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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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 유골 발견 은폐 의혹에 대해 사과한 뒤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2017.11.2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 유골 발견 은폐 의혹에 대해 사과한 뒤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2017.11.23. [email protected]


김현태 부단장, 유골 발굴 비공개 지시
정치권, 김영춘 장관 자진 사퇴 불거져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세월호 선체 내부에서 미수습자 유해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하고도 닷새나 알리지 않은 '유골 은폐 사건'은 현장 책임자의 자의적인 판단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으로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는 내부 보고 체계의 붕괴라는 치부를 노출함으로써 국민들의 신뢰를 잃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당선 전부터 세월호 문제를 철저하게 밝히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해야할 현장 공무원들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아직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거나,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 일각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김영춘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해수부 스스로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해수부는 앞으로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에 대해 자의적이거나 비밀스럽게 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해수부는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세월호 유골 은폐 사건에 대한  1차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현장 책임자였던 김현태 부단장이 이철조 선체수습본부장과 사전 논의한 뒤 이를 알리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책임자였던 김현태 부단장은 세월호 유골을 발견하고도 이철조 본부장과 사전 논의한 뒤 비공개 지시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김 부단장은 미수습자 장례식 전날이고, 유골은 앞서 수습된 미수습자 중에 한명일 것으로 예단했다. 이후 장례식을 치르고 난 뒤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통보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또 김 부단장은 비공개 지시 뒤 미수습자 발인·삼우제 이후에 발견 사실을 전파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세월호 미수습자 5명(단원고 남현철·박영인 학생과 양승진 교사, 권재근·혁규 부자)의 합동 추모식이 18일 오후 목포신항만에서 열렸다. 미수습자 가족들이 탄 차량이 세월호 앞을 지나고 있다. 2017.11.18.  sdhdream@newsis.com

【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세월호 미수습자 5명(단원고 남현철·박영인 학생과 양승진 교사, 권재근·혁규 부자)의 합동 추모식이 18일 오후 목포신항만에서 열렸다. 미수습자 가족들이 탄 차량이 세월호 앞을 지나고 있다. 2017.11.18.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김 장관은 "(현장 책임자가) 17일 장례식 바로 전날이었기 때문에 유골 주인이 전에 수습되었던 몇 분 중에 한 분 일거다라고 짐작하고 예단했다고 한다"며 "가능성이 크지 않은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미리 알려서 장례 일정에 혼선을 초래하고 고통의 시간을 더 보내게 하는 것이 현장 책임자 입장에서는 참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어 "어제 긴급히 발표한 사안에 대해 세월호 수습을 주관하는 주무부처의 장관으로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미수습자 가족 분들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모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장관은 또 책임자 엄중 문책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장관은 "우선 1차로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알리고 추가조사를 통해 모든 사실을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소상히 밝혀 국민들 앞에 보고 드리는 한편, 책임져야 할 사람에 대해서는 반드시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전체 수습과정을 돌아보고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철저히 재점검할 것을 지시하는 한편, 추가 유해 발견 등 어떤 상황이 현장에서 발생하더라도 결코 자의적이거나 비밀스럽게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김 부단장 및 현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해수부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책임자 처벌과 어떤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지난 17일 오전 11시30분께 세월호 선체 객실구역에서 나온 지장물에 대한 세척작업 중 유골 1점을 발견했다. 현장수습본부는 1차 현장 감식결과 사람의 유골로 추정되는 뼈 1점을 발견하고도 닷새가 지난 21일 미수습자 가족들과 선체조사위에 알리고, 22일 국과수에 DNA 감식을 의뢰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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