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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기 대표 "국악기 가격 거품, 업계 병들게 해"

등록 2017.11.24 11:39:10수정 2017.11.24 11: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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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기 대표. 2017.11.24. (사진= 궁중국악사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기 대표. 2017.11.24. (사진= 궁중국악사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일부 국악기 가격이 2000만원이 넘어요. 저도 국악기를 만드는 사람 중 하나지만 거품이 많죠."

현재 사용되는 개량 국악기의 80% 가량을 매만진 궁중국악기 박성기(58) 대표는 최근 광화문에서 만난 자리에서 "제대로 된 소리를 내는 악기를 비싸게 받는 건 뭐라고 할 수 없다. 100만원짜리 악기를 500만원에 파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스물일곱살 때 서울 답십리 자그마한 건물에서 국악기를 매만지기 시작한 박 대표는 개량국악기 제작의 선두주자로 통한다. 경기 하남소재의 궁중국악기 공장은 2004년 조달청 등록업체로 지정돼 각종 학교와 국립국악원 등에 국악기를 공급했다.
 
그의 이름을 가장 먼저 알린 계기는 지난 1990년 개발한 폴리에스테르 가야금줄. 이전까지만 해도 명주실로 돼 있는 가야금 줄은 끊어지기 일쑤였다. 1993년 국내 최초로 개량줄 실용신안 특허 0077040호를 등록했고 17현, 18현, 21현, 25현 등 여러 줄의 가야금을 제작했다.

특히 1996년 중앙대 총장을 지낸 작곡가 박범훈의 요청으로 22현 개량 가야금을 제작한 것이 큰 성과로 꼽힌다. 기존 5음계를 7음계로 확장, 서양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가능케 해 국악관현악의 새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 해금 특허제를 출원하는 등 각종 특허․실용신안을 받은 그가 공공연한 업계의 비밀을 새삼 털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 대표는 현재 국악계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국악기 가격의 거품이고, 그것이 업계를 병들게 한다고 했다. 누군가는 지적하고 앞으로 공론화해 풀어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국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계속 피해를 입으니까 정의감의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어느 날 학생이 악기의 줄을 갈러 왔다. 다른 곳에서 700만원 주고 산 악기라고 하던데 내가 보기에 100만원이상을 주면 안 되는 악기였다. 그 악기로는 입시도 못 본다. 1억원의 값어치를 지닌 악기를 1억원에 파는 건 뭐라 해서는 안 된다. 값어치가 없는 악기에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본인이 계속 악기를 개량하고 품질을 높이는 건 가격을 낮추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국악기 가격의 현실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별렀다. 아울러 늘어나는 국악의 세계진출 역시 악기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국악기는 음악의 얼굴이다. 연주자들이 그 멋진 얼굴을 보여주도록 도와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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