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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韓 조선업계…"日, 신흥국 진출 전략 참고해야"

등록 2017.12.11 0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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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韓 조선업계…"日, 신흥국 진출 전략 참고해야"


 日 조선업계, 2000년대 구조조정 진행…"가격경쟁력 위해 신흥국 진출"
 국내는 인력 구조조정에 초점…"해외 진출 고려해야 미래에 생존 가능"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일본 조선업계가 불황 극복을 위해 추진했던 신흥시장 개척 전략을 참고, 국내 조선업계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한일재단 일본지식정보센터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국내 조선업계가 신흥시장 개척보다는 구조조정에만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2015년과 지난해 최악의 수주 절벽 사태에 따른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올해 4분기를 포함해 내년 또는 내후년까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계 빅 3의 구조조정은 ▲긴축 경영 ▲조선사업부분 인력을 대상으로 한 순환 휴직 실시 ▲비핵심자산 매각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은 사실상 인력 및 자산 감축을 통해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중국 등 신흥국과의 경쟁을 위한 미래 전략이 빈약하다는 지적도 이 때문에 나온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1950년부터 반세기 가까이 세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왔지만 1970년과 2000년대 두 차례에 걸쳐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첫 번째 구조조정은 1970년대 후반에 이뤄졌는데 당시 일본 조선업계는 구조조정의 초점을 조선업계 종사자 감축에 초점을 맞췄다. 1976년 14만명에 달하던 조선업게 종사자는 이 때 5만여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일본 조선업계는 정상궤도에 진입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며 우리나라와 중국에 일감을 빼앗기며 두 번째 구조조정을 추진하게 된다.

 당시 일본 경제는 엔고와 내수악화 등으로 장기 경기침체를 겪고 있었는데 높은 기술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우리나라 조선업계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일본은 이후 생산설비 감축 등 조선업계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한편 가격경쟁력 회복을 위해 신흥국 진출, 에코십 등 친환경 선박 개발을 추진했다.

 이중 신흥국 진출 부분은 우리나라 조선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조선업계는 생존을 위해 베트남 등 신흥국의로의 진출을 가속화했다. 저렴한 인건비와 자국의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조선업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일본의 신흥국 진출은 최근에도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가와사키중공업이 올해 5월 브라질 조선회사 EEP 주식 30%를 매입하고 조선기술을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오시마조선소도 베트남 중남부 캄란만에 단독 조선소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인건비가 일본에 비해 50분의 1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향후 선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사의 계산이다.

 미쯔비시중공업은 2012년 조선부문에서의 큰 적자를 기록한 이후 인도 대기업과 기술제휴를 통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관련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국내 조선업계도 해외 진출을 적극 고려해야 미래에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 달 사이 중국과 싱가포르의 저가 공세에 밀려 10억 달러에 달하는 해양플렌트와 액화천연가스(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빼앗긴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일재단 일본지식정보센터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일본 조선업계는 가격경쟁력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베트남 등 신흥국에 진출하고 있다"며 "일본기업들은 저렴한 인건비와 양질의 노동력으로 한국, 중국 기업과의 가격경쟁력 격차를 줄인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조선업계도 구조조정과 함께 생산성 향상 방안 등을 연구해야 한다"며 "일본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우리 조선업계가 자극제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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