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일본포럼]"노후대책, 젋을 때 투자 시작하라" 다케우치 이코노미스트

등록 2017.12.12 06:01: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도쿄(일본)=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7일 도쿄에 위치한 미즈호종합연구소에서 '뉴시스 일본 포럼(13일 개최)'에 연사로 참석하는 다케우치 코지 미즈호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인터뷰 하고 있다. 2017.12.12.   yuncho@newsis.com

【도쿄(일본)=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7일 도쿄에 위치한 미즈호종합연구소에서 '뉴시스 일본 포럼(13일 개최)'에 연사로 참석하는 다케우치 코지 미즈호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인터뷰 하고 있다.  2017.12.12.    [email protected]

일할 사람 줄어 저성장·저물가로 경제침체
국민연금만 의존말고 사적연금 늘려나가야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행정안전부는 8월 말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725만7288명으로 전체 인구 중 14.022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가 된 지 17년 만이다.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로 꼽힌다.

  일본은 2007년에 이미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21%를 넘겨  ‘초고령 사회’를 맞은 상태이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 고령사회를 거쳐 초고령 사회를 맞은 일본인들은 보다 여유있는 은퇴 생활을 어떻게 준비해나가 있을까.

 다케우치 코지(武內浩二) 미즈호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난 7일 도쿄에서 직접 만나,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사회와 고령사회를 겪은 일본의 재테크 노하우를 들어봤다.

 다케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홋카이도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산하의 니폰코교은행(日本興業銀行) 조사부를 거쳐 현재는 미즈호종합연구소 경제조사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있다. 자산 운용 전문가로 '서브프라임금융위기' 등의 저서가 있다.

- '초고령 사회’가 일본 경제에 던진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마디로 말하면 일할 사람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일할 사람이 줄어들면 성장이 더디게 되고 또 물가도 잘 오르지 않게 된다. 결국 경제 전반은 침체되는데 은퇴 후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하는 인구는 더 늘어난다. 어떻게 이들에게 대책을 세워주고 방법을 찾아줄 것인가는 ‘초고령 사회’가 던진 큰 고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죽을 때까지 쓸 돈을 어떻게 모으냐가 중요한 고민이 됐다는 뜻인가?

 "맞는다. 은퇴 후에 먹고 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고민이다. 일본은 1960년대에 국민연금제도를 도입했다. 퇴직 후 받는 연금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했다. 그러나 고령자가 많아지고 상대적으로 출생률이 감소하면서 국민연금 운용자금이 줄어들었다. 연금을 받는 시기도 60세에서 65세로 올렸으며 70세로 더 올리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물론 연금 수령 액수도 줄어들었다. 수명은 더 길어졌는데 국가에 의존할 수 있는 부분은 축소되고 있으니 이젠 스스로 노후대책을 세워야 한다."

- 그렇다면 어떻게 노후대책을 세워야하나?

 "국민 연금만으로는 대책이 안 되는 만큼 개인 자산 운용을 통해 사적 연금 부분을 늘려가야 한다. 이는 주식이 될 수도 있고 부동산이 될 수도 있다."

- 국민 연금이 더 축소된다면 차라리 국민연금에 투자하지 않고 모두 개인 자산운용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국민 연금은 일하는 사람이 일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 국가와 함께 준비하는 노후대책이다. 점차 축소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필요하다고 본다. 언제까지 일을 할지 아무도 담보할 수 없지 않는가? 노후대책은 국민 연금과 사적 연금이 병행돼야 한다."   


【도쿄(일본)=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7일 도쿄에 위치한 미즈호종합연구소에서 '뉴시스 일본 포럼(13일 개최)'에 연사로 참석하는 다케우치 코지 미즈호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인터뷰 하고 있다. 2017.12.12.    yuncho@newsis.com

【도쿄(일본)=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7일 도쿄에 위치한 미즈호종합연구소에서 '뉴시스 일본 포럼(13일 개최)'에 연사로 참석하는 다케우치 코지 미즈호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인터뷰 하고 있다.  2017.12.12.      [email protected]


- 일본인은 저축을 선호한다는 이미지가 있다. 은행에 가도 펀드를 판매하는 걸 잘 본 적이 없고 제 주변에도 주식 하는 일본인을 별로 보지 못 했다.

 "요즘은 좀 달라졌을 것이다. 일본인이 특별히 ‘저축’을 좋아하는 성향을 가진 것이 아니라 저축을 많이 하게 된 이유가 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고도성장기에는 저축만 해도 생활은 물론 노후대책에도 문제가 없었다. 고민하지 않고 사내예금만 이용해도 이율이 5~6%정도 됐다. 20~30년 정도 근무한 뒤 퇴직하면 원금의 두 배 이상을 가지고 나갈 수 있어 굳이 주식과 같이 공격적인 재테크를 할 필요가 없었다.
 1990년대 초반 버블 경제가 붕괴된 뒤 금리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다른 재테크 수단을 찾아야 했지만 주가도 떨어져 추천할만한 대체 투자는 아니었다. 주변에 주식을 했다가 생활이 힘들어진 케이스를 보면서 더 꺼리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최근 경기가 살아나면서 주식 투자가 점차 늘고 있다. 재미있는 건 고령자가 주식투자를 더 많이 한다는 것이다."

- 좀더 자세히 말해달라.

 "주식이든 뭐든 투자를 하려면 일정 부분의 투자금이 필요하다. 그래서 퇴직금을 갖고 있는 고령자가 주식 투자를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 버블 경제 붕괴 후 받은 월급으로 생활하기도 빠듯한 젊은 세대들은 주식 투자를 할 투자금이 없다. 그런데 미래에는 국민 연금이 더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젊은 사람들이 노후대책이 더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젊은 세대가 스스로 노후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일단 자산 운용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 일본 정부가 2014년에 도입한 NISA가 일종의 그런 제도로 볼 수 있다."

- NISA는 무엇이고 효과는 봤나?

 "NISA는 만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비과세 투자상품이다. 주식과 펀드로 제한하고 연간 100만엔, 최대 500만엔까지 투자할 수 있다. 게다가 이익금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영국 ISA를 벤치마킹해 도입했는데 실시한지 1년만에 NISA를 통한 투자액이 5배로 늘어난 것을 보면 일단 투자에 관심을 갖게 하려는 정부의 의도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젊은 세대들에게 NISA를 통해 투자에 관심을 갖게 한 뒤 여러 번 투자를 해보면서 쌓은 노하우와 자본으로 국민연금으로는 부족한 노후 대책 자금에 활용케 할 계획인 셈이다. 미국, 영국 등은 이미 이러한 투자를 통한 노후 대책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고 일본도 더 적극적으로 유도해나갈 것이라 생각된다. 이미 내년에 적립NISA를 출시하는 등 NISA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들이 더 개발돼 있다."  

- 노후 대책의 또 다른 고민은 없나?

 "자산관리다. 나이가 들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진다. 젊은 세대와는 달리 리스크 자산을 억제해야 하고,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갑자기 인지 능력이 떨어지거나 사망할 때를 대비해 투자신탁에 미리 자산관리를 맡기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 아베노믹스는 어떻게 평가하나?

 "아베노믹스로 주가가 많이 올라 경제가 활성화된 것은 사실이다. 2만 포인트를 넘어 1992년 수준까지 올랐다. 하지만 해외투자자가 끌어올린 부분도 있고 또 일본 정부의 부채 비율도 GDP의 200%를 넘어 여러가지 문제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