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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CBOE 입성했지만…"해킹·조작·사고 취약"

등록 2017.12.11 10: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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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CBOE 입성했지만…"해킹·조작·사고 취약"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 10일 오후 5시 (미국 중부 시간, 한국시간 11일 오전 8시)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가운데 정규 시장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을 둘러싼 새로운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 거래소들을 상대로 한 해킹과 작전 세력들의 가격 조작, 거래 시스템의 기술적 사고 등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무엇보다도 보안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가상화폐 거래소가 해커들의 집중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또 비트코인 선물 거래소가 CBOE 4곳, 시카고상품거래소(CME) 1곳 등 모두 5곳에 불과해 작전 세력들이 가격 조작을 벌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그동안 비트코인이 규제를 받지 않은 상품이었으며, 문제가 많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일본에 본부를 둔 비트코인 세계 1위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Mt.Gox)는 지난 2014년 2월 28일 거래 처리 시스템이 해킹을 당했다. 이로 인해 4억7000여만 달러(약 4369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

 비트코인의 불안한 기반은 가격의 급등락이 반복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해 초 968.23 달러(약 105만원)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1만7000달러(약 1857만원)를 돌파했다.

 10일 비트코인은 CBOE 거래 시작 7분 만에 선물 1월 인도분 계약 120건이 체결됐다. 1월물 가격은 거래 시작 이후 1만6660 달러까지 올랐다가 곧이어 1만6000 달러까지 떨어졌다. 선물 시장이 열리는 동안 비트코인 현물 거래 가격도 1만6000 달러까지 올랐다.

 CME와 CBOE는 자신들이 비트코인 파생상품들을 안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CME는 비트스탬프(Bitstamp)와 지닥스(GDAX), 잇비트(itBit), 크라켄(Kraken) 등 4개 거래소를 통해 매일 비트코인 가격지수를 발표하게 된다. CBOE의 비트코인 거래는 캐머론과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설립한 가상화폐거래소 ‘제미니’의 거래가격을 기초로 삼는다.

 이들 5개의 거래소들은 모두 돈세탁 금지법 등 규정을 따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들은 비트코인 거래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소의 자잘한 사고들은 적지 않은 불안감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비트스탬프와 지닥스의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전날 비트코인 가격이 1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계산 오류(calculation error)가 발생한 것이다.

 일부 비판자들은 작전세력들이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휴스턴 대학 경영학과 크레이그 피롱 교수는 “조작 가능성이 주요 우려 사항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매입 혹은 매도를 통해서도 가격을 움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선물거래가 CME와 CBOE의 거래소 5곳에서만 이뤄지기 때문에 작전 세력들이 가격 조작에 나서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순위 및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코인힐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 출시되는 CME 거래소 4곳에서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10% 가량이 이뤄지고 있다.

 CME측은 조작에 대비한 대책을 세워 놓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예컨대 매 시간 단위로 비트코인 거래를 바탕으로 한 지수를 발표할 뿐 아니라 이례적인 거래는 지수 산정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CME 측은 앞으로 보다 많은 비트코인 거래소들을 지수 산정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BOE는 제미니의 일일 거래를 바탕으로 비트코인 지수를 산정하게 된다. 올해 제미니의 일일 비트코인 거래 규모는 13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수십억 달러를 거래하는 다른 거래소에 비해 아주 적은 규모인 것이다. 제미니는 최근 수개월 간 여러 차례 가격 산정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제미니 측은 CBOE의 비트코인 상품이 출시되면 거래 물량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선물거래를 규제하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달 1일 CME와 CBOE 측에 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CBOE는 이와 관련해“보호 칼라(protective collar)” 시스템을 추가하기로 했다.

 CBOE는 제미니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전체 시장의 평균가보다 5% 이상 높은 주문이 나올 경우 이를 무효화하기로 했다. 작전 세력에 의한 가격 왜곡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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