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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텃밭 앨라배마서 굴욕… '트럼프의 패배'

등록 2017.12.13 17: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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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서콜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앨라배마 상원의원 보궐선거를 나흘 앞두고 플로리다주(州)의 펜서콜라에서 공화당 소속 로이 무어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17.12.09

【펜서콜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앨라배마 상원의원 보궐선거를 나흘 앞두고 플로리다주(州)의 펜서콜라에서 공화당 소속 로이 무어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17.12.09

트럼프, 입법 의제 난관…내년 중간선거도 '먹구름'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12일 공화당 텃밭인 미국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로이 무어 후보가 민주당 더그 존스 후보에게 패배한 것은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어 후보를 찍으라는 음성메시지를 녹음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겸 선임고문이 무어 후보의 선거운동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이 때문에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잘못된 후보에, 잘못된 선거운동이 결국 참패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CNN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특히 이번 선거 결과는 백악관과 공화당이 추진하려는 각종 입법 의제에 상당한 혼란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로 공화당은 상원 52석에서 51석으로 줄었고, 민주당은 48석에서 49석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을 통해 입법 의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화당 상원의원 전체에서 이탈표가 전혀 없어야 한다. 공화당 상·하원이 현재 논의 중인 세제개혁안, 인프라스트럭쳐(사회간접자본) 비용, 기타 재정지원 계획 등을 놓고 공화당 내에서도 이견이 존재하는만큼 당분간 이 의제들이 올스톱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보다 초당적 행보를 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공화당 내 이탈표를 감안할 경우 민주당을 설득해야만 자신의 지지층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이나 부유층을 위한 입법 의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당적 행보는 사실 내년 11월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기간 동안 트위터 폭탄을 통해 무어 후보를 지지해줄 것을 요구했고, 막판에는 무어 후보를 찍으라는 이른바 '로보콜(음성메시지)'까지 녹음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플로리다주 펜사콜라 대중연설에서 무어 후보 지지 의사를 또 다시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같은 지원은 통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 공화당 안팎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면 백악관과 공화당간 헤게모니 다툼에서 의회가 이길 수 밖에 없다.  

 민주당 내에선 내년 중간선거와 관련해 벌써부터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앨라배마에서 1992년 이래 상원 의석을 차지해본 적이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당시에서 앨라배마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보다 28%포인트나 득표율이 높았기 때문에 전혀 근거없는 판단도 아니다.

 특히 민주당은 지난 11월7일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한 바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네바다, 애리조나, 테네시 등에서도 승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중간선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어떤 정치적 변수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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