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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이영학 딸, 또래보다 도덕규범 인지능력 떨어져"

등록 2017.12.13 18: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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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친구를 집으로 유인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영학(34)씨의 딸(14)이 지난 11월6일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모습. 2017.11.06.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친구를 집으로 유인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영학(34)씨의 딸(14)이 지난 11월6일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모습. 2017.11.06.  [email protected]


경찰, 수사 과정서 정신과 의사에 딸 정신상태 자문 구해
의사 "정신질환 없지만 또래보다 도덕규범 인지력 낮아"
법원, 딸 정신감정 결정…범행 가담 이유 등 확인 목적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어금니아빠' 이영학씨(35)의 범죄에 가담한 공범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딸 이모(14)양이 또래에 비해 도덕규범 판단력이 떨어진다는 전문가 판단이 나왔다.

 법원이 이양의 범행 가담 이유 등을 가리기 위해 정신감정을 의뢰했지만 경찰에서는 '질환'으로 볼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이양이 범행을 공모한 배경 등을 규명하기 위해 민간 정신과 의사에게 정신질환 여부에 대한 자문을 구했으며, '또래에 비해 도덕규범 인지능력이 낮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경찰은 어금니아빠 살인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씨가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만큼 공범인 친딸에 대해서도 정신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2004년 4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이양의 진료비 내역과 보험기록 등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확인하고 전문의 1명에게 정식 자문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양은 과거 정신병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며 "수사팀은 정신과 의사 뿐만 아니라 범죄심리학 교수 등으로 전문가 그룹을 짜고 이양의 정신상태를 다각도로 확인,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양과 면담 형식으로 정신질환 여부를 확인한 의사는 '이양에게 특이한 정신질환이나 증상은 없어보이지만 또래에 비해 도덕규범에 대한 인지능력은 떨어진다'는 내용의 결과를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은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수사관이 아버지 이름을 언급할 때마다 울먹이는 등 심적으로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곤 했으나, 실제로는 조사받는 내내 의외로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10대 미성년자가 자신의 친구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하는 데 가담하고도 냉정할 만큼 차분하게 진술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도덕규범 인지능력이 낮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정신지체·지적장애로 각각 3등급 판정을 받고 두 장애를 합쳐 중복장애 2급을 받은 이씨와는 달리, 경찰은 딸에 대해선 도덕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이양의 살인 방조, 사체 유기 등 범행에 정신적 장애가 중대한 영향을 끼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추론되는 만큼, 향후 법원의 감정에서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경찰의 판단과 동일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박진희 = 여중생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씨가 첫 재판을 받기 위해 ㅈ난 11월17일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11.17.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 여중생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씨가 첫 재판을 받기 위해 ㅈ난 11월17일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email protected]


 앞서 지난 12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이양이 부친 지시에 큰 저항 없이 따른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 정신감정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양의 정신감정은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약 한 달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잔혹한 살인 범죄에 별다른 저항없이 따르는 행위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어려운 만큼 이양이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 발달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이거나 위압적인 상황에서 강요된 행동이었는지 등을 판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날 재판에서 이양의 변호인은 이씨가 이양에게 물건을 던지거나 뺨을 때리는 등 상습적인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씨는 "심하게 야단을 치거나 가방을 던진 적이 있다"면서도 "상습적인 폭행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양이 이씨 말을 큰 저항이나 질문 없이 따른 이유에 대해서는 "개 여섯마리를 화가 나서 망치로 때려죽인 적이 있다. 딸이 이를 알아서 무서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은 아버지 지시를 따른 이유로 "맞을까봐 두려웠다"고 진술했다. 가장 충격적으로 맞은 때를 묻자 "가방으로 머리를 맞을 때"라고 답변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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