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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관왕지래…文대통령, 사자성어 방중 외교

등록 2017.12.15 0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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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4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7.12.14. amin2@newsis.com

【베이징(중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4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7.12.14. [email protected]

  "관왕지래(觀往知來)…우리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운명공동체"
 한중 기업인 만나 "동주공제(同舟共濟) 마음으로 협력하자"

 【베이징(중국)·서울=뉴시스】 김태규 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기간에 중국 고전에서 인용한 사자성어로 대중(對中) 메시지를 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 대통령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한·중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 "한·중 양국이 최근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역지사지(易地思之)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역지사지는 맹자(孟子)의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비롯된 말로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중국 CCTV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사드 문제에 관해서 한국과 중국은 각각의 입장을 갖고 있다. 상대방의 입장을 역지사지하면서 단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시간을 두면서 해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역지사지를 인용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북한의 거듭된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사드 도입을 결정한 것이므로 중국도 우리나라 입장에서 사드 도입 상황을 이해해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당시 인터뷰에서 "중국이 사드가 갖고 있는 레이더 성능 때문에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염려하는 것에 우리도 역지사지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사드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 목적을 넘어서서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우리도 중국 측 입장에서 헤아리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아울러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 조치로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중국도 우리 측 입장에서 애로사항을 생각해달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중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관왕지래(觀往知來)'란 사자성어도 썼다. 이 문구는 지나간 것을 살펴봄으로써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뜻으로 한·중이 그동안 긴밀히 협력해왔으니 앞으로도 발전적인 관계를 이어가자는 취지로 쓰였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관왕지래란 말이 있듯이 과거를 되돌아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 양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고,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며 "저는 양국이 공동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가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운명적 동반자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나라와 중국이 같은 한자 문화권에 지리도 가깝고,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왔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와 최근 현재까지도 긴밀한 협력을 해왔고, 올해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니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이어가자는 당부의 뜻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한·중 재계 인사가 대거 참석한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동주공제(同舟共濟)'란 표현을 썼다. 동주공제는 같은 배를 타고 물을 건넌다는 뜻으로 어려움과 즐거움도 함께하며 목표를 이룬다는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와 중국도 한마음 한뜻으로 협력하며 공동 번영하자는 취지로 이 표현을 사용했다. 사드 갈등으로 경색된 한·중 관계를 정상화하고, 양측의 협력 없이는 번영이 어렵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양국 경제인 여러분, 지난 25년간 양국이 우정과 협력의 물길을 만들었다면, 앞으로 25년은 미래 공동번영을 위한 배를 띄워야 할 때"라며 "중국의 번영은 한국의 번영에 도움이 되고, 한국의 번영은 중국의 번영에 도움이 된다. 양국은 함께 번영해야 할 운명공동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동주공제의 마음으로 협력한다면 반드시 양국이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중심에 바로 경제인 여러분들이 있다"면서 "여러분의 성공이 곧 양 국가의 발전이다. 한·중 경제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더욱 힘써 주십시오. 저와 한국정부도 힘껏 돕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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