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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단일팀 논란 女아이스하키 감독 "선수들 박탈감 클 것"

등록 2018.01.16 20:54:22수정 2018.01.17 10: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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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단일팀 논란 女아이스하키 감독 "선수들 박탈감 클 것"

"남북단일팀 구성, 정치적 입장은 이해"
"우리 선수들 먼저 챙겨야···합친다면 2~3명"

【인천공항=뉴시스】 황보현 기자 =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의 세라 머레이(30·캐나다) 감독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추진을 회의적으로 봤다.

 16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머레이 감독은 "남북 단일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취재진이 나온 것을 보니 실감이 난다"며 "정치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냉정히 말하면 북한 선수의 추가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남북 회담을 통해 다음달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나 코칭스태프, 선수단과 교감 없이 일방통행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더욱이 단일팀이 이뤄질 경우, 한국 선수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엔트리 구성부터 전력 약화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여론도 좋지 않다.

머레이 감독은 "단일팀 구성 소식은 이틀 전에 들었다. 아직도 정확한 파악이 힘들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그저 주어진 역할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답했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4년 동안 준비했다. 갑작스럽게 북한이 합류한다면 손발을 맞춰볼 연습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는 판단이기도 하다."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일팀이 구성된다면 팀 조직력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과 북한 선수들의 연습과 훈련 방식이 다를 수 있다"고도 했다.

정부는 20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남북간 회의에서 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협조를 얻어 기존 23명인 엔트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우리 대표팀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전날 "우리 선수들에게는 피해가 없다"며 "우리나라 세계랭킹이 22위이고 북한이 25위로 경기력이 비슷해 오히려 북한의 우수한 선수를 참가시키면 전력이 보강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머레이 감독은 "이런 것들이 정치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분단된 국가가 하나의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북한을 압도적으로 이겼다. 북한에 얼마나 좋은 선수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백업 선수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직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조만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까지 포함해 미팅을 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선수들의 사기가 꺾일 것이다. 올림픽만을 바라보고 훈련했는데 자리를 빼앗긴다면 박탈감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만약 단일팀이 된다면 북측 선수 몇 명이 합류하는 것이 적당하느냐'는 질문에는 "10명을 합류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2~3명 정도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냉정히 말하면 북한 선수의 추가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리 선수들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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