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900 돌파에 '빚내 주식투자'도 6조원 첫 돌파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코스닥지수가 약 16년 만에 900선을 돌파한 16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9.62포인트(1.08%) 오른 901.23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900선을 돌파한 것은 2002년 3월 29일(927.3) 이후 15년 10개월 만이다. 2018.0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코스닥지수가 지난 16일 900선을 약 16년 만에 돌파한 가운데 같은 날 코스닥에서 빚내 주식투자하는 규모가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이달 16일 현재 10조6909억원으로 집계, 지난 8일(10조2864억원)부터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란 증권사들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식 투자금을 대출해주는 일종의 '주식담보대출'이다.

증시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코스닥 투자 열기가 주효했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6일 6조87억원으로 집계, 전날에 비해 0.50%(301억원) 늘었다. 처음으로 6조원대로 진입한 것이다.

또 작년 마지막 거래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1.66%(6272억원) 불었다.

이와 비교해 코스피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16일 4조6822억원으로 같은 기간 4.38%(196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용거래융자는 증시 상승 기대가 클수록 가파르게 늘어난다. 실제 지난 16일은 코스닥지수가 901.23에 마감, 2002년 3월 29일 927.30을 기록한 후 15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900선을 뚫었다.

상승세도 가파르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798.42)에 비해 코스닥지수는 102.81포인트(12.88%) 뛰었다. 또 코스닥 오름세가 본격화한 추석 연휴 이후인 지난 10월 10일(654.59)과 비교해서는 246.64포인트(36.68%) 튀었다.

이렇게 코스닥지수가 올 들어 12.88% 뛰는 동안 코스피지수는 2.20%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코스닥시장 시총 20%가량을 차지하는 셀트리온 3형제의 질주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에 대한 기대가 증시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수년간 개인 수급과 신용거래융자 잔고 추이를 보면 비슷하거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선행하는 흐름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작년 11월 중순부터는 그 흐름이 엇갈리면서 신용융자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는 반면 개인은 오히려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작년 11월부터 코스닥 투자 비중이 높은 개인이 매도세를 나타낸 것은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높아지면서 코스닥 투자 수요가 가상화폐 쪽으로 넘어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평년과 달리 개인 매도세에도 최근 코스닥 신용거래융자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이달 11일 공개된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등의 호재 등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코스닥지수는 올해 네 자릿수를 찍는 등 상승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급상승한 제약·바이오주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방향성은 위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 연구원은 "최근 빠졌던 개인 수급이 돌아온다면 여러 상승 동력과 함께 코스닥을 추가로 밀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2521.74)보다 6.31포인트(0.25%) 내린 2515.43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901.23)보다 14.65포인트(1.63%) 하락한 886.58로 거래를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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