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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과도한 규제, 세계시장 선점 놓친다"…메디블록 개발자 등 토론

등록 2018.01.17 19: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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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7일 오후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 혁명: 전통경제와의 융합’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지브렐 네트워크 공동창업자 탈랄 타바 대표의 지브렐 네트워크 로드맵을 소개를 경청하고 있다. 2018.01.1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7일 오후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 혁명: 전통경제와의 융합’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지브렐 네트워크 공동창업자 탈랄 타바 대표의 지브렐 네트워크 로드맵을 소개를 경청하고 있다. 2018.0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오동현 이종희 기자 =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이 선도국가로 전 세계에 주목받고 있다며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 과열 분위기에 대해선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7일 서울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개최된 '블록체인 혁명' 포럼 패널 토론에 참가한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한 제도화보다 규제라는 측면을 부각하고 있다며 우려의 시각을 보냈다.

 이날 포럼에서는 법무법인 세움의 정호석 변호사, 메디블록의 고우균 대표, Hashed의 김서준 대표, HSBC의 조이슬 분석가 등이 '한국 블록체인 규제의 현황 및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그간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를 투기라 규정하며 이를 억제할 규제 방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해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정 변호사는 "블록체인은 한국이 선도적으로 주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아직 안정화되지 않아 부작용이 나오는데 처음이다 보니 우려가 많다. 하지만 정부는 제도화보다는 규제라는 측면을 부각해서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서준 대표는 "정부의 시장과열 우려에 대해서도 십분 공감한다"며 "정부 측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발언이 나오고 있으나, 세계적 흐름을 느끼고 잠재적 가치가 크다는 것에 대해선 공감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거래소 폐쇄는 (암호화폐) 씨를 말려버리는 정책인데, 그런 강경한 정책이 나오기 전에 시장에서 산업을 육성하고 시장에 플레이어와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일단 그렇게 접점을 넒히면서 전문가 의견이 반영되는 게 원론적이지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블록이란 암호화폐를 개발한 고우균 대표는 "정부 관계자가 이쪽(암호화폐) 성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생각된다. (암호화폐의) 탈중앙화가 정부와 반대되다 보니 이세계의 본질을 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본질은 알지만 거부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HSBC의 블록체인 리서치팀에서 일하는 조이슬 분석가는 싱가폴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와 상반된 분위기를 전했다. 

 조 분석가는 "한국의 금융감독원과 같은 역할을 하는 싱가폴의 마스에서는 토큰 샌드박스를 만들었다. 실제로 은행, 보험회사와 비지니스를 하는 프로젝트가 발표됐다"며 "이처럼 한국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한국에서는 암호화폐에 대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관측했다. 

 고우균 대표도 "우리 정부도 싱가폴처럼 샌드박스 형태의 실험적 무대를 만드는 형식으로 시장의 이해를 높여나갔으면 한다. 부작용을 막자고 유래 없이 거래소를 폐쇄한다면, 한국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아쉽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스위스의 쥬크시(마을 이름)의 경우 클립토밸리를 만들어서 마을이 커졌다. 외국 프로젝트가 들어와 스위스인을 고용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해당 산업군도 발전했다"며 "우리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블록체인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간과하고 부정적 측면만 부각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정부도 가능성을 보고 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근 암호화폐에 대한 국내의 열기를 산업발전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7일 오후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 혁명: 전통경제와의 융합’ 포럼에서 지브렐 네트워크 야잔 바르구티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8.01.1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7일 오후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 혁명: 전통경제와의 융합’ 포럼에서 지브렐 네트워크 야잔 바르구티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8.01.17. [email protected]

김서준 대표는 "IT산업 격변기를 보면 닷컴버블, 벤처버블이 있었다. 그 시기에도 과열은 있었고, 거기서 살아남고 정제된 10분의1의 회사들이 시장을 백배, 만배로 키웠다. 암호화폐의 열기가 최대한 산업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금만 방향을 이끌어줬으면 한다. 정부의 혜안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이슬 분석가는 "우리나라가 전세계 금융산업에서 단 한번도 중요한 시장이된 적이 없었다. 그런데 1년만에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금융시장이 됐다"며 "이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정부나 시장상황으로 인해 서버가 닫히면, 탈중앙화의 특성상 시장이 다른 곳으로 움직일 수 있다. 정부가 대책을 최대한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패널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 등의 부작용을 인정하며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동의했다.

 김서준 대표는 "저를 포함해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오히려 규제를 환영한다. 정부가 나쁜 시장행위를 엄벌할 규제를 만들어야 산업이 성장한다"며 "한편으로는 최근 거래소의 보안사고 사례가 중요하게 와 닿는다. 국내에서도 해킹을 당해 문 닫는 사례가 있었다. 해킹으로 심각한 서버장애를 겪으며 피해를 입는 경우 나왔다. 그런 측면에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암호화폐 개발자들의) 능력이 안 돼서 스캠(사기행위)이 되는 경우도 있다. 개발팀이 없거나 개발이 안되면 결과적으로 사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시장의 문제에 대해 안전장치 만드는 부분은 정부가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다"며 "(암호화폐 거래) 세금 부분도 빨리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한다. 세금이 없는 게 좋은 게 아니다. 과도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세금을 매기면 정부가 시장과 공생하는 길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고우균 대표는 "메딕토큰이 상장 후 겪는 문제는 저희 직원에게 소위 호재라고 할만한 소식을 건당 얼마씩 알려달라는 연락이 심심치 않게 온다"며 "사람들이 단순히 투기와 투자로 바라보기 때문에 생기는 이슈다. 이런 논의들이 이뤄져 산업이 조금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이슬 분석가는 "기업,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은행셋업이 중요하다. 실제로 비지니스를 하는데 내일 당장 은행이 닫힐지 모른다는 것은 리스크다. 시장에 많은 사람이 규제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규제들이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블록체인 혁명, 전통경제와의 융합'이란 주제로 스위스의 지브렐 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서울시, 서울경제신문 등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포럼에서는 미래학자 돈 탭스콧,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네오(NEO)의 창립자 다홍페이, 바이낸스(Binance)의 대표 창펑자오, 지브렐 네트워크의 대표 야잔 바르구티 등이 참가해 강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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