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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에서 성공하지 못한 제3당 명멸사

등록 2018.01.19 0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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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을 기다리며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7.01.2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을 기다리며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7.01.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8일 통합개혁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제 3당체제 구축을 본격화했다.

 양 대표는 통합의 주요 명분으로 거대 양당 체제를 타파해 다당제를 유지함으로서 기득권정치를 극복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안 대표가 이날 통합선언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정당사에선 '3당 잔혹사'라고 불릴 정도로 3당과 4당이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라고 밝힌 만큼 실제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던 인물들이 탄생시킨 제3당의 생명력은 그리 길지 않았다.

 제3당은 지방선거나 총선 등 각종 선거에서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해 끝내 제1·2당에 흡수 통합되거나 소멸됐다. 향후 통합개혁신당이 이 같은 단명 딜레마에 빠질 지, 아니면 새로운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족적을 남긴 제3당의 명멸사(明滅史)를 되짚어 보았다.

 ◇정주영-통일국민당(1992~1994)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1992년 1월 통일국민당(국민당)을 창당했다. 창당 한달 만에 치러진 14대 총선에서 지역구 24명, 비례대표 7명 등 총 31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정 회장은 총선 여세를 모아 그해 14대 대선에 출마했으나 3위에 그쳤다. 이후 정 회장은  대통령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으며 현대그룹 기업들은 세무조사를 받는 등 YS 정권으로부터 거센 탄압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정 회장은 이듬해 2월 전국구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했으며 급기야 국민당 당사를 폐쇄한다. 다수는 탈당했으나 당에 잔류한 의원들은 당 재건에 힘을 썼지만 비교섭단체로 전락했다. 활로 개척을 위해 군소정당인 신정치개혁당과 합당함으로서 1994년 7월 신민당을 창당했다. 이로써 국민당은 창당 2년6개월 만에 사라지게 됐다.

 ◇김종필-자유민주연합(1995~2006)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1995년 창당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은 정치사에서 가장 화려했던 3당으로 꼽힌다. 3당 역사 중 11년 동안 가장 오랜 기간 유지했고, 각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았으며 정권교체까지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자민련은 15대 총선에서 제3당에 오른 뒤 이듬해 대선에서 DJ의 국민회의와 손잡고 ‘DJP연합’을 이뤄 공동여당지위를 얻게 된다.

하지만 자민련은 2000년 총선에서 참패하며 17석 정당으로 주저앉았다. 이후 새천년민주당이 '의원 꿔주기'로 간신히 원내교섭단체를 유지했으나 서로 지향점이 달라 공조가 파기되고 독자적인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몰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군소정당으로 명맥을 유지하다 2006년 4월 한나라당에 흡수됐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산재단 창립 4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6.2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산재단 창립 4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6.27.  [email protected]

◇정몽준-국민통합21(2002~2004)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자 전 국회의원은 2002년 16대 대선에 도전하기 위해 국민통합21을 창당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 경쟁에서 정몽준 의원은패해 대선 도전이 좌절됐고 이후 공조 합의도 파기했다. 사실상 정 의원의 대선 출마를 위해 급조됐던 이 당은 결국 당시 정당법인 '정당은 전국 5개 이상의 시도당에 각각 1000명의 당원을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해산됐다.


 ◇문국현-창조한국당(2007~2012)

 창조한국당은 2007년 '기득권정치 타파'를 주장한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창당했다. 민주당의 정범구 의원과 열린우리당의 김영춘 의원이 입당하며 세를 불렸으나 이후 이들이 문 전 사장과 정치적 뜻이 맞지 않아 결별하며 문국현 1인체제로 전환됐다. 그러나 문 전 사장이 선거법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고, 19대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에서 의석 획득해 실패한 한편 정당 득표에서도 2%미만을 얻어 등록도 취소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2012년 4월 공식 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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