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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현 감독 "이병헌·박정민 캐스팅, 기적이었다"

등록 2018.01.19 08:22:11수정 2018.01.19 11: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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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최성현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1.17.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최성현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기적과 행운이 끝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지난 17일 개봉한 휴먼 코미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시나리오와 연출을 도맡은 최성현(49) 감독의 얘기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 최 감독을 만나러 가기 전 그에 관해 자료를 수집하면서 기자는 깜짝 놀랐다. 그 흔한 포털사이트 프로필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 감독 스스로 “저는 내세울 것 없는 사람입니다”고 말할 정도로 경력은 간단했다.

최 감독에 따르면, 그는 1969년생. 올해 한국 나이로 50세가 됐다.

서울예대 문에창작과를 나와 만화 스토리를 오래 쓰다 TV 드라마 극본 집필을 준비했다. 그러다 2010년 쓰게 된 영화 시나리오가 ‘운 좋게’ 영화화했다. 바로 2014년 4월 개봉해 385만 관객을 모은 현빈·정재영·조정석의 사극 ‘역린’(감독 이재규)이다.

이후 그는 직접 쓴 사극 시나리오로 감독 데뷔를 준비했으나 제작사 사정으로 지연하던 중 형제, 가족 이야기를 담아 쓴 시나리오가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JK필름의 수장 윤제균 감독을 매료시켰다.

윤 감독의 권유로 그는 아예 연출을 맡아 이번에 깜짝 데뷔하게 됐다. 덕분에 최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두 개가 됐다. ‘역린’ 집필과 ‘그것만이 내 세상’ 연출이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최성현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1.17.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최성현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1.17. [email protected]


“사실 다른 사람이 메가폰을 들더라도 언젠가 꼭 세상에 내놓고 싶었던 이야기인데 제가 직접 연출하게 될지는 몰랐거든요.”

행운과 기적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사실 이 작품에서 '김조하' 캐릭터를 쓰면서 떠올린 배우가 (이)병헌씨였어요. 오래전부터 팬이었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이병헌의 전작들을 읊었다. 1990년대 TV드라마부터 최근 영화까지.... 역시 이병헌 팬인 기자에게도 반가운 작품들이었다.

아무리 이병헌을 모델로 캐릭터를 구성했다고 해서 이병헌이 출연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는 할리우드에서도 인정받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다. 모든 영화, TV 드라마 제작진의 ‘출연 요청 0순위’답게 매일 책(시나리오, TV 드라마 대본)이 산처럼 쌓인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일면식도 없던 그에게 ‘감히’ 시나리오를 보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보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이병헌도 사로잡았다. 그는 바로 답을 했다. “출연하겠습니다.”

특별한 ‘조건’은 없었다. 최 감독이 내심 두려워했을 ‘유명 감독 기용 요구’ 등 일부 스타 배우의 ‘갑질’도 이병헌은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병헌은 앞서 말했다. “시나리오가 좋았다. 신인 감독 작품인 것은 문제가 될 수 없었다.”

최 감독은 “일부 스타급 배우는 출연 여부를 분명히 답하지 않고 시간만 한참 끈다는데 병헌씨는 아주 깔끔하더라고요. 정말 감사하죠.”

이병헌은 최 감독에게 천군만마였다. 좋은 시나리오가 JK필름 제작, 이병헌 주연의 양 날개를 달자 다음은 더욱 술술 풀려나갔다.

박정민이 조하의 아버지 다른 동생이자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오진태’를, 윤여정이 두 사람의 어머니 ‘주인숙’을 기꺼이 맡았다. 박정민은 지난 2016년 ‘청룡영화제’ ‘백상예술대상’ 포함 신인상 6개를 쓸어 담은 ‘신인왕’, 윤여정은 60대 이상에서 명실상부 최고 배우이다.

조연도 한지민을 비롯해 문숙, 김성령, 황석정 등이 이름을 올렸다.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진태의 짝궁인 통통 튀는 매력의 ‘변수정’ 역에 신예 최리도 뽑았다.  

“제가 감히 꿈꾸지 못 했던 꿈같은 캐스팅이 이뤄진 것이죠.”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최성현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1.17.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최성현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1.17. [email protected]


최 감독은 그저 행운과 기적일 뿐이라고 자세를 낮췄지만, 이는 좋은 시나리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시나리오에 그야말로 특급배우들이 출중한 연기까지 펼쳤으니 이제 남은 것은 관객마저 사로잡는 것뿐이다.

사회파 영화 ‘1987’(감독 장준환)과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코코’(감독 리 언크리치)가 한창 흥행하는 전장에, 그것도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감독 웨스 볼)와 나란히 뛰어드는 것이어서 우려를 낳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내 세상’의 초반 성적은 나쁘지 않다.

개봉일에 약 13만 명을 모아 약 23만 명을 들인 ‘메이즈 러너’에 이어 2위로 출발했다. 18일에는 약 11만 명을 끌어 약 17만 명을 앉힌 ‘메이즈 러너’에 이어 2위를 지켰다.

2위이긴 하나 그간 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개봉 첫 주말까지 반짝하다 2주 차부터 바로 흥행세가 하락해온 것으로 볼 때 1위 점프도 기대할 수 있다.

최 감독은 “지난 가을 ‘범죄도시’가 약 688만 관객을 모을 정도로 대성공하는 것을 보면서 저도 용기를 얻었어요. 작품이 좋으면 곧 빛이 난다는 것을요”라면서 “우리 영화도 그럴 것입니다. 내세울 것 하나 없는 흙수저 감독을 시나리오 하나만 보고 선택해준 배우들에게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고 싶어 미력하지만 정성껏 연출했습니다. 관객들도 배우들의 선택을 믿어주시고, 감독의 마음을 알아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고 말하며 빙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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