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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불공정 인사 의혹 전북경찰 '웃프다'

등록 2018.01.20 12:10:01수정 2018.01.20 17: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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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석 기자

신동석 기자

【전주=뉴시스】신동석 기자 = 불공정 인사 의혹 등 최근 전북지방경찰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시쳇말로 '웃프다'(웃기면서 슬프다)이다.

이는 강인철 치안감이 전북경찰청장으로 부임한 뒤 한 달여만에 벌어지고 있는 촌극이다.

먼저 승진인사에 억울함을 호소한 경찰서의 한 간부가 단식투쟁을 하면서 불공정 인사 의혹에 불을 지폈다.

그는 경찰청 내부 통신망에 성명서를 올려 승진에서 배제된 것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급기야 단식투쟁에 돌입했지만 소속 경찰서장과 면담한 뒤 시위를 끝냈다.

단식투쟁은 짧게 끝이 났지만 승진 심사에 불만을 품고 단식 시위를 벌인 것은 1991년 경찰청 출범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하면 특혜 의혹도 불거져 나왔다.
 
강 청장과 같은 학교를 나온 간부들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수사 과정에서 중대한 착오로 물의를 일으킨 직원이 진급해 경찰 내외부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또한 전북청 홍보계장이 급작스레 수사2계장으로 인사가 나면서 '문책성 인사'라는 의혹 또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실제로 인사가 나기 전 경찰 관련 비판 보도를 막지못해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홍보계장의 경우 인사내신서에 1순위로 유임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2순위도 아닌 3순위 희망 근무지로 보직이 변경됐다.

이처럼 인사 관련 후폭풍이 일자 강 청장과 수뇌부는 언론과 만나 해명에 나섰다.

강 청장은 "인사는 공정하게 이뤄졌고 홍보계장의 경우 희망하는 직으로 자리를 옮겼다"며 "단식투쟁한 직원 인사에 대해서는 문제점이 없었는지 조사해보겠다"고 했다.

또다른 경찰 인사는 "인사내신서 내용은 비공개라 말해줄 수는 없다"면서도 "인사는 아무 문제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해명에 나섰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기인사를 진행하기 위해 현재 보직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지방청 경정·경감급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본인 의사를 담은 인사내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기준은 며칠 뒤 현 보직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경정급 전원이 인사내신서를 내도록 변경됐다.

또 당시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비판적 보도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으로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 청장은 "기사를 어떻게 막냐. 본인이 보직을 희망한 것"이라며 반박을 했다.

그러나 비판 보도가 나가기 전, 홍보와 정보 라인 등에서는 일부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고향 사람(청장)이 왔는 데 잘해주고 보도를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돌렸다.

이 같은 지시를 강 청장을 비롯 지휘부는 내린 적이 없다고 해명한다. 그렇다면 이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과잉충성(?)을 했다는 것이 된다.      
 
미심쩍은 점이 있지만 경찰 조직은 여전히 "인사는 아무 문제 없다. 공정하게 이뤄졌다"는 답변만 일관되게 할 뿐 '사이다' 해명은 커녕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인사는 청장의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원칙과 신뢰를 더욱 중시해야 할 경찰청에서도 인사 잡음으로 구설에 오른다면 신뢰받는 경찰, 소통하는 경찰이 되겠다는 외침은 허공으로 날아가고 도민들은 외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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