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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루치 전 특사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라도 해야"

등록 2018.01.20 12: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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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선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라도 해야 한다고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가 조언했다. 갈루치는 또 북한의 핵 프로그램 동결이 이뤄진다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갈루치 전 특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의 의도를 순진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지만 협상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출처: '미국의 소리'> 2018.01.20.

【서울=뉴시스】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선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라도 해야 한다고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가 조언했다. 갈루치는 또 북한의 핵 프로그램 동결이 이뤄진다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갈루치 전 특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의 의도를 순진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지만 협상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출처: '미국의 소리'> 2018.01.20.

"북한 핵 동결 경우 한미 군사훈련 조정할 수도"
"미국의 대북 압박 악화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북의 평창올림픽 참가, 한미 이간 의도 가능성"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선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라도 해야 한다고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가 조언했다. 갈루치는 또 북한의 핵 프로그램 동결이 이뤄진다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갈루치는 다만 현재 북한과 대화를 진행 중인 한국은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미국의 대북 압박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갈루치 전 특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의 의도를 순진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지만 협상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갈루치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 대화 분위기가 북미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좋은 신호라고 보지만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건 실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 어떤 전제조건이나 장애물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갈루치는 지난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큰 진전을 이룬 상황에서 아직도 외교적으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이 문제를 보는 여러 시각이 있다. 하나는 북한이 미국을 핵무기로 공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 이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북한에 관여할 수 있는 공간이라든가 시간이 남아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미국의 대통령은 북한이 이런 역량을 갖추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 그대로만 놓고 보면 관여하기에 나쁜 타이밍은 아니다. 대화 형식으로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대화를 위한 대화’라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갈루치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북한도 이 질문의 답을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핵 없는 한반도가 모두에게 좋다는 점을 북한에 설득시킬 수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화의 목적은 우선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거나 미국이 예방적 선제공격을 하는 등의 상황을 계속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켜야 한다. 북한과 한국, 미국 모두 군사적 충돌에 관심이 없다는 점에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 미국이 무엇을 원하는지 다 잘 알려져 있다”라고 말했다.

 갈루치는 또 한국과 일본 일각에서 일고 있는 자위적 핵무장과 관련해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 아니다. 한국이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나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며 자체적으로 핵무장 하는 방안을 고려하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논의가 이뤄지는 건 건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안보 역량이 커질 것으로 보느냐고 물으면 나는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만약 한국이 핵을 가지면 더 큰 위협에 빠질 것이다. 한국은 핵을 가질 필요가 없다. 미국의 억제력으로 한국 방어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갑작스럽게 대화에 나서고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 간 사이를 틀어지게 하려는 의도일 것으로 풀이했다. 미국이 대북 제제 압박을 높이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햇볕정책을 펼치도록 유도함으로써 한미 간 갈등을 유발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갈루치는 북한이 실제로 국제 제재로 인한 타격을 받고 있으며 이를 완화할 목적으로 대화 테이블에 나섰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같이 (핵, 미사일) 역량을 갖춘 상황에서 미국 및 한국과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북한의 이런 행동에 대해 순진하게 생각해서도 안 되지만 협상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갈루치는 만약 북한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요구와 관련해서는 “한미군사훈련이 양국 동맹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준비태세와 비상상황 시 상호 운용 역량을 갖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미 군사훈련이 항상 지금과 같아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나 핵무기 실험 동결이 이뤄진다면 한미 양국이 훈련을 조율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동맹국 중 한 국가가 독자적으로 행동을 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합의를 거친 군사훈련 조정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괜찮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아주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매우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대북 제재를 완화해주는 쪽으로 간다거나 미국의 대북 압박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게 되는 걸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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