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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경찰 "술기운에 여자 생각나 무조건 여관으로"

등록 2018.01.20 18: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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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0일 서울 종로5가의 3층 규모 여관 2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8.01.2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0일 서울 종로5가의 3층 규모 여관 2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8.0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20일 서울 종로의 한 여관에 불을 질러 10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유모(52)씨는 여관 주인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유씨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곧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3시께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3층 규모 여관 2층에서 불이 나 1시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여관에 있던 10명 중 이모(61)씨 등 5명이 사망하고 박모(56)씨 등 5명이 부상을 당했다.  

 다음은 혜화서 형사과장·생활안전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인명피해가 왜 이렇게 커졌나.

 "투숙객들이 잠을 자고 있는 새벽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피의자는 왜 불을 질렀다고 진술하나.

 "피의자가 주취상태였는데 여관에 가서 성매매 요구를 했다. 여관 주인이 거부하니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여자를 불러달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본인이 술이 취한 상태여서 성매매 생각이 났다고 한다. 술기운에 여자 생각이 나니까 여관이 있는 쪽으로 무조건 갔다고 한다. 피해 여관의 명칭을 보거나 그런 게 아니라 눈에 띄는 여관으로 처음으로 들어갔다."

 -피의자는 유사 전과가 있나.
 
 "유사 전과는 없다. 전과가 있긴 하지만 방화나 주취폭력은 아니다."

 -처음에 여관 주인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피의자를 훈방조치 했는데 이유나 근거는.

 "당시 극단적으로 범행을 벌일 것이라는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술에 취해 있었지만 말은 통했다. 출동했을 때 해당 여관 앞에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장기 투숙객들이 있었나.

 "3명이 있었다. 투숙객 3명 중 1명이 3일 전에 투숙한다고 들어왔고 2명은 2년 전부터 있던 사람들이다."

 -비상구나 비상계단 없었나.
 
 "아직 파악 못했다."

 -불은 지른 장소가 출입구라고 하는데.

 "피의자 진술을 들어보면 1층 문을 열고 들어가서 바닥에 휘발유를 뿌렸다. 주머니에 있던 수건 같은 것에 불을 붙여서 던졌다."

 -소화기 있었나.

 "소화기 상당부분이 현장에서 나왔다. 10여개 정도다. 인근 여관 것으로 보인다. 사용하고 빈 소화기를 앞에 다 모아 놓은 것 같다. 현장 감식은 했으나 해당 여관 내 소화기가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피의자 구속영장 신청하나.

 "할 예정이다."

 -불이 삽시간에 번진 이유는.

 "일단 휘발유가 불에 잘 붙는다. 유증기 형태로 물건에 타는 게 아니라 휘발유 자체가 공중으로 번져서 순식간에 위로 솟구친다."
 
 -건물 구조는.

 "아직 구체적으로 모르겠지만 옛날 건물이고 좁다. 그래서 피해가 큰 것 같다."

 -업주는 얼마나 영업했다고 하나.

 "15년이라고 얼핏 들었다. 업주는 2015년 2월에 임대를 해서 들어왔다고 한다."

 -유씨는 어디서 누구랑 술을 먹었나.

 "동료들이랑 술 먹고 노래방 갔다고 한다. 완전히 취하진 않았지만 좀 취했다고 했다. 말이 통하는 것으로 봐서 만취 상태는 아니라고 보인다."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입했다고 하는데.

 "별다른 말없이 가서 사왔다. 성매매 여자 요구했는데 안 들어줘서 화가 나서 했다고 진술했다. 그 주유소는 24시간 운영하는 것으로 일고 있다. 본인이 알아서 갔는지는 모르겠다. 택시를 타고 주요소로 이동해서 휘발유를 산 뒤 다시 택시를 타고 범행 장소로 왔다."

 -희생자 중 모녀가 있나.

 "확인 중이다. 시신들이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모녀로 추측되는 사람들과 가족이라고 추측되는 사람들 빼고 나머지는 각자 혼자 있던 사람이다."

 -피의자 적용 혐의는.

 "현재까지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다. 고의성이 있어서 혐의도 그렇게 적용했다."

 -부상자 2명은 심폐소생술도 하고 상태가 안 좋다고 하던데.

 "CPR(심폐소생술) 두 분 있었는데 일단 중상은 맞지만 의식회복은 됐다. 사망까지 우려되는 정도는 아닌 걸로 알고 있다."

 -사망자는 사인은.

 "부검을 해봐야 안다. 연기도 많이 났고 많이 타기도 했다."

 -유씨 체포시 저항도 없었나.

 "본인이 112에 신고해 잡아가라고 했다. 우리도 바로 가서 검거했다. 저항은 안 했다."

 -강력 전과나 약물 병력은 확인되나.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강력범은 아니다. 약물 병력은 현재까지 확인 안 되고 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는 조사하면서 확인하겠다."

 -피의자 신고 어떻게 했나.

 "'내가 방화를 했다. 내가 약국 앞에 도로에 있다. 여관에 투숙하려고 하는데 안돼서'라고 신고를 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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