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2월 극장가, 아카데미 영화들이 온다

등록 2018.01.21 10:10:5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영화 '더 셰이프 오브 워터'의 한 장면.

영화 '더 셰이프 오브 워터'의 한 장면.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세계 최고 영화 시상식으로 불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다가오고 있다(3월4일).

이 시기가 되면 국내 극장가에서도 유력 수상 후보작들이 개봉일을 속속 확정하며 '아카데미 시즌'을 맞는다.2월은 설 연휴 한국영화 대작들과 함께 작품성이 뛰어난 할리우드 영화도 함께 만날 수 있는, 연중 가장 풍성한 때가 된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려면 놓쳐서는 안 되고, 놓칠 수도 없는 그런 영화들이 개봉을 앞뒀다. 다음 달 한국 관객을 만나는 아카데미 영화 세 편을 준비했다.

 ◇이런 로맨스는 없었다

 우주 개발 경쟁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 항공우주연구소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엘라이자'(샐리 호킨스)는 어느 날 실험실에 오게 된 온몸이 비늘에 덮인 괴생명체와 마주한다. 신비로운 그의 모습에 이끌린 엘라이자는 그와 소통을 시도하고, 특별한 교감을 나누게 된다. 이 모습을 우연히 본 '호프스테틀러 박사'(마이클 섀넌)는 그 생명체에게 인간과 같은 지능과 감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를 해부해 우주 개발에 활용하려 한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만든 동화가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2006)였다면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은 델 토로만 풀어낼 수 있는 로맨스 영화다.

 그가 언제 평범한 영화를 만드는 걸 봤나. 이번 작품 역시 독특하고 또 독특하다. 일각에서는 이 작품을 판타지로 규정하지만, 델 토로 감독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진작에 완성도와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작품은 지난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감독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며, 수상 가능성 역시 매우 높다.

 전에 없는 영화적 체험, 샐리 호킨스·마이클 섀넌·옥타비아 스펜서 등이 펼치는 최고 수준 연기가 보고 싶다면 놓쳐서는 안 된다. 2월22일 개봉.

 ◇노장의 품격

영화 '올 더 머니'의 한 장면.

영화 '올 더 머니'의 한 장면.


 개봉까지 딱 한 달이 남은 상황에서 배우 케빈 스페이시의 성 추문이 터졌다. 스페이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새 영화 '올 더 머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스콧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스페이시 출연 분량을 모두 쳐내고 재촬영하기로 한 것.스페이시가 연기했던 'J 폴 게티' 역은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에게 돌아갔다.

 단 일주일만 허락된 급박한 촬영 일정, 그러나 이 선택은 '올 더 머니'에 최고의 선택이 됐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스콧 감독은 감독상, 플러머는 남우조연상 후보에 각각 올랐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두 노장 영화인(스콧 81세, 플러머 89세)의 호흡은 북미 현지에서도 찬사를 받고 있다.

 '올 더 머니'는 미국의 석유 사업가로 세계적인 대부호였던 J 폴 게티(1892~1976)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게티의 손자가 로마에서 유괴되고 범인이 1700만 달러 몸값을 요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게티가 범인에게 단 한 푼도 돈을 줄 수 없다고 밝힌 이 사건의 내막을 스콧 감독은 거장다운 유려한 연출로 파고든다. 플러머의 강렬한 존재감이 상영 시간 내내 머릿속을 떠돈다. 미셸 윌리엄스·마크 월버그 등의 연기도 만족스럽다. 2월1일 개봉.

 ◇거장들의 의기투합

 스티브 스필버그, 톰 행크스, 메릴 스트리프. 영화 '더 포스트'를 만든 사람들의 이름이다. 이들이 들어 올린 오스카만 해도 무려 8개(스트리프는 아카데미 역사상 최다인 스무 번이나 후보에 올랐다)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작품이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는 건 이미 기정사실화돼 있다.

영화 '더 포스트'의 한 장면.

영화 '더 포스트'의 한 장면.


 '더 포스트'는 1971년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베트남전 발발에 개입(이른바 '통킹만 사건')했다는 국방부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폭로한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와 기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스트리프와 행크스가 각각 세계적인 언론인 캐서린 그레이엄과 벤 브래들리(두 사람은 이후 워터게이트 사건 또한 합작해 닉슨 대통령을 끌어내린다)를 연기한다.

 스필버그 감독이 생각하는 참 언론의 모습은 무엇인지, 또 스트리프와 행크스의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2016년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은 또 다른 탐사 보도 소재 영화 '스포트라이트'와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2월 중 개봉.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