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터뷰]"한국은 중요한 이웃” 오치아이 日입헌민주당 의원

등록 2018.01.22 17:58:4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입헌민주당의 오치아이 다카유키(落合貴之)의원이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뉴시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22일 중의원 선거에서 접전끝에 자민당의 거물세습정치인을 꺾고 도쿄내 마지막 당선자가 됐다.2018.01.22.yuncho@newsis.com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입헌민주당의 오치아이 다카유키(落合貴之)의원이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뉴시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22일 중의원 선거에서 접전끝에 자민당의 거물세습정치인을 꺾고 도쿄내 마지막 당선자가 됐다[email protected]   

"양국 정치인 냉철해져야...여론에 휘둘리면 안돼”
“日국민 300만명 전쟁에서 희생…아베 개헌 막아낼 것”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일본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오치아이 다카유키(落合貴之·38) 의원은 주목받는 일본의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30대에 재선을 기록한 그는 작년 10월 총선때 도쿄의 선거구에서 자민당의 거물 정치인을 꺾으면서 일약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했다.
 
 그의 상대는 오치 다카오(越智隆雄) 3선 의원으로 할아버지는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전 총리고, 아버지는 중의원 의원을 지낸 대표적인 세습 정치가문 출신이었다. 반면 오치아이 의원은 대학(게이오 대학) 졸업후 은행에서 3년간 일하다 2005년 의원 비서관이 됐고 2014년 비례대표로 의원이 된 정치 초년생이었다.거물과 맞붙은 오치아이 의원은 자정을 훌쩍 넘긴 새벽 1시 반이 지나서야 당선이 확정되는 바람에 다음날 조간 신문의 당선자 명단에도 실리지 못했다.

 일본의 젊은 정치를 대표하는 오치아이 의원은 과연 최근의 한일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한국 언론과 처음 인터뷰를 갖는다는 그는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시종 활기찬 모습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일본의 기성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그러나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그도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와의 인터뷰는 작년 연말에 이루어졌고, 아베 총리의 시정 연설이 있은 22일 전화로 보충 인터뷰를 가졌다.                 

 -아베 총리가 오늘(22일) 시정연설에서 개헌에 대한 결의를 보여줬다.
 
 “아베 총리가 너무 앞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베 총리가 올해 안에 개헌안을 발의하겠다고 한만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여론은 개헌에 대해 반반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총리도 결국 여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여론을 어떻게 움직이나 무척 고민할 것으로 보이는데, 야당도 언론을 통해 개헌은 안된다는 내용을 적극 어필해 저지할 생각이다.”

 -야당은 왜 개헌을 반대하나.
 
 “개헌에 대한 논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이웃나라를 생각해서라도 전쟁을 반대하는 헌법 9조를 바꿔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나는 이웃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들을 위해서도 전쟁을 할 수 있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본도 300만 명이 강제로 전장에 끌려가 죽었다. 국가가 마음대로 국민들을 전쟁에 내보내는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 

 -자민·공명 연립여당 의석만으로도 발의가 가능한 상황인데.   
 
 "맞다. 아베 총리는 국회 발의는 물론 국민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기 위해 헌법 9조를 어떤 형태로 하는 것이 좋을까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든 올해안에 최대한 많은 국민들이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 발의하려고 할 것이다. 우리 당은 절대 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아베 총리의 단단한 의지도 느껴진다. 앞에서 말했듯이 국민들에게 개헌 반대를 설득해나가겠지만 더 좋은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이 많다."
 
 -아베 총리는 오늘 시정연설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애써 격하시키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한국에 대한 언급이 적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와 함께 주목할 점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내용은 상대적으로 많다는 사실이다. 이는 오늘 연설에서만 아니라 이전에도 계속 볼 수 있었는데 아베 총리는 미국과의 관계에 기울어져 있는 것을 또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이웃나라에 대해 신경이 너무 부족했다. 그건 일본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특히 현안인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본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요시해야 한다. 한국과 관련된 언급이 적었던 데에는 위안부 합의문제에 대한 불만도 있었을지 모르겠다." 

 -위안부합의 문제 등으로 양국관계가 좋지 않은데 어떻게 보는가?
 
  "나는 우선 아베 총리가 일본에서 헤이트 스피치(혐한시위) 등을 가만히 놔뒀던 것을 먼저 지적하고 싶다. 자신의 지지율을 위해 이웃나라가 폄하되고 존중받지 못하는데도 가만히 뒀다. 이는 정당치 못하다. 그리고 한국도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민간단체가 소녀상을 세워둔 것을 가만히 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일 양국 국민들이 서로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졌다고 해도 정치인은 냉철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국민들을 미래지향적으로 이끌고 가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이며 서로에게 중요한 나라다."  

 -한국의 젊은 정치인과 교류할 생각이 있는가?
 
 "물론이다. 대학생 때인 2001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2주정도 함께 지낸 교류프로그램이었는데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그 다음해 한일월드컵이 개최되면서 일본 내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 월드컵 이후의 세대들은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 전 세대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한국에 대한 생각이 새로운 한일관계를 이끌어갈 것이다. 여기에 동참하고 싶고 그 연장선에서 한국의 젊은 정치인들이 일본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듣고 함께 고민하고 싶다."

  오치아이 의원은 작년 9월 자신이 소속했던 민진당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대표가 '희망의 당' 합류를 전격 선언하자 탈당했다가 ‘입헌민주당’ 창당에 참여했다.   

 -탈당할 시점에는 입헌민주당도 만들어지지 않아 사실상 무소속인데 두렵지는 않았나?
 
 "아내와 결혼할까말까 고민할 때보다도 더 망설임이 없었다(웃음). 그만큼 제 생각은 확고했다. 희망의 당은 개헌을 지지했는데, 나는 개헌을 반대했다.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이유로 정치적 이념이 맞지 않는 희망의 당에 들어갈 수 없었다. 게다가 고이케 도지사가 '배제' 발언까지 해 더욱더 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 홀로 선거를 준비해야 했지만 이런 제 신념을 지역구민은 알아줄 것이라 믿고 바로 탈당을 선택했다. 희망의 당 합류로 탈당한 의원중 내가 첫번째였다. 그런데 내 생각이 맞았다. 이후 유세에서 만난 지역구민들이 이전보다 더 많이 악수를 청하고 응원해줬다. 자원봉사자들도 많이 모여들었다."

 -그렇다면 신생 야당인 입헌민주당 후보로 자민당의 거물 정치인을 꺾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反아베'를 들고 나왔다. 야당 의원 중에도 아베 총리의 좋은 점도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선거도 사실 국민의 절반도 지지하지 않았던(선거때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40%대였다) 아베 총리가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마음대로 국회를 해산했다. 내가 당선된 건 이러한 아베의 독주를 막아달라는, 그러기 위해서는 야당의 힘을 더 키울 필요가 있다는 국민의 열망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