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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극복 위해 가상화폐 발행하는 베네수엘라…회의론 커져

등록 2018.01.22 12: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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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카스=AP/뉴시스】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지난주말 주지사 선거 결과에 관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7.10.18.

【카라카스=AP/뉴시스】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지난주말 주지사 선거 결과에 관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7.10.18.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제재와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상화폐 발행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은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달 초 자국의 원유 매장량을 돈으로 활용하기 위해 60억 달러(약 6조400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 '페트로(petro)'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경제 제재 이후 볼리바르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고 있다. 가상화폐 발행은 제재를 우회해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려는 시도 중 하나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주 카타르에 대표단을 파견해 투자를 요청하는 등 가상화폐를 통한 외화 조달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 발행 계획은 국내외의 즉각적인 저항에 부딪혔다.

야당은 가상화폐 발행이 현행법을 위반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미국 재무부는 페트로스가 마두로 정부를 지원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시장에서도 페트로스가 붕괴된 베네수엘라 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거의 없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TWC의 신흥시장 담당 애널리스트 마우로 로카는 "페트로는 가상화폐가 아니며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을 담보로 한 차용증서 같은 것"이라며 "심각한 경제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카는 "베네수엘라는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수백억 달러 규모의 부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인데다 석유 생산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어 차용증이 큰 가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유가 상승세가 산유국 경제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경제 제재로 석유 수출길이 막힌 베네수엘라는 전혀 수혜를 입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베네수엘라가 가상화폐를 발행하더라도 시장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없어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컨설팅기관 컨트롤 리스크의 라울 가예고스는 "어떤 은행이나 회사도 이 화폐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예고스는 "유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마두로 정권은 거의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의 재정은 계속 악화될 것이고 결국에는 정부가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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