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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조코비치 잡고 파란···대한민국 테니스 새 역사 창조

등록 2018.01.22 20: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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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조코비치 잡고 파란···대한민국 테니스 새 역사 창조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2·한국체대·세계랭킹 58위)이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세계랭킹 14위)를 잡는 이변을 일으키며 한국 테니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6강에서 조코비치를 3-0(7-6<7-4> 7-5 7-6<7-3>)으로 물리쳤다.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조코비치가 허리 통증까지 안고 있어 이날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상태로 경기를 치렀지만, 개인 최고 세계랭킹이 44위인 정현이 '빅4' 중 한 명으로 군림한 조코비치를 꺾은 것은 일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07년 9월 US오픈 남자 단식의 이형택(42·은퇴) 이후 10년 4개월 만에 16강 무대를 밟은 정현은 조코비치라는 큰 산마저 넘어섰다.

 한국 선수가 테니스 메이저대회 8강에 오른 것은 정현이 최초다. 이전까지 한국 선수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1981년 US오픈 여자 단식 이덕희(65·은퇴),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 단식 이형택의 16강이다.

【멜버른=AP/뉴시스】 노박 조코비치, 정현

【멜버른=AP/뉴시스】 노박 조코비치, 정현

정현은 전반적인 수치에서 조코비치에 우위를 점했다. 첫 서브 성공률은 64%로, 65%인 조코비치에 밀렸지만 위너 포인트에서 47-36으로 크게 앞섰다. 서비스 포인트에서도 80-72으로 우위였다.

 3회전 도중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이날도 오른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조코비치는 더블폴트를 9개나 저지르는 등 실책을 쏟아내며 정현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1시간 넘게 이어진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가져온 정현은 2세트에서 한층 기세를 살렸다.

 자신의 서브게임을 네 차례 듀스 끝에 지켜낸 정현은 이후 두 게임을 내리 따내며 게임 스코어 3-0으로 앞섰다.

【멜버른=AP/뉴시스】 정현, 노박 조코비치

【멜버른=AP/뉴시스】 정현, 노박 조코비치

정현은 게임 스코어 4-2로 앞서가다가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한 포인트를 따내는데 그치며 브레이크 당해 4-3으로 쫓겼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가져가면서 4-4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정현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서브게임을 잘 지키며 앞서갔고,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2세트마저 가져왔다. 조코비치는 듀스 상황에서 더블폴트를 저지르며 흔들리더니 잇따라 범실을 저질렀다.

 3세트에서 자신의 서브게임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한 정현은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따내면서 밀리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샷이 네트를 타고 넘어가는 행운 속에서도 범실을 쏟아내며 서브게임을 정현에 헌납했다.

 게임 스코어 2-1로 앞선 상황에서 정현은 조코비치가 더블폴트와 백핸드샷 범실을 연달아 저지르면서 상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흐름을 주도했다.

정현, 조코비치 잡고 파란···대한민국 테니스 새 역사 창조

조코비치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듀스 끝에 정현의 서브게임을 따낸 조코비치는 한 포인트만 내주고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면서 게임 스코어 3-3으로 따라붙었다.

 정현은 듀스 끝에 자신의 서브게임을 잡아낸 후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듀스까지 끌고가며 조코비치를 몰아붙였고, 자신의 서브게임을 따내며 8강행을 눈 앞에 뒀다.

 플레이어 박스에 앉아있는 코치진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이며 여유까지 보인 정현은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두 포인트를 헌납하며 출발했지만, 이후 내리 네 포인트를 따내 게임 스코어 6-5를 만들었다. 정현은 조코비치의 포핸드 크로스샷을 끝까지 따라가 받아낸 후 주먹을 불끈 쥐며 화이팅을 외쳤다.

 조코비치는 서브에이스를 터뜨리는 등 3세트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끌고 갔다.

정현, 조코비치 잡고 파란···대한민국 테니스 새 역사 창조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포핸드 다운더라인과 상대의 범실로 3-0까지 앞섰던 정현은 3-3으로 쫓겼지만, 조코비치의 포핸드샷 범실과 포핸드 패싱샷으로 5-3까지 달아났다.

 조코비치의 서브 리턴이 네트에 걸리면서 매치 포인트를 잡은 정현은 조코비치의 백핸드샷이 코트 밖을 벗어나면서 그대로 승리를 확정했다.

 정현은 24일 벌어지는 8강전에서 세계랭킹 97위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과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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